윤석열 전 검찰총장 아내 김건희씨를 비방하는 벽화로 논란이 일었던 서울 종로구 관철동의 한 중고서점 측이 문제가 된 벽화를 결국 흰 페인트로 전부 지웠다.
2일 이 서점 측은 이날 오후 3시쯤 논란이 됐던 벽화 2점 위에 흰 페인트를 덧칠해 그림을 지웠다. 서점 대표 여정원(58)씨는 이날 중앙일보에 “흰색 페인트로 칠했다”고 밝혔다.
흰 페인트로 칠해진 벽화는 ‘쥴리의 남자들’ 등의 문구가 적힌 그림과 여성의 얼굴 옆에 ‘쥴리의 꿈! 영부인의 꿈!’이 쓰였던 그림이다. 문제가 되지 않은 나머지 벽화 4점은 그대로 남아 있다.
여씨는 “직원에게 오늘 중 문제가 된 벽화 2점을 아예 흰색 페인트로 칠해버리라고 했다”며 “정치적 의도나 배후를 갖고 벽화를 설치한 것은 아닌데 벽화를 두고 너무 시끄러워져 직원들이 힘들어했다”고 설명했다.
페인트를 칠한 이 서점 직원은 “사장님 지시를 받고 지웠다. 그림에 훼손이 없는 범위 내에서 ‘표현의 자유’를 요구했는데, 그림 자체를 검정 페인트로 훼손해버렸다. 스프레이로 보기 흉한 말들도 써놓고 해서 지웠다”고 말했다. 이어 “벽화가 논란이 된 후로 서점 앞에서 소란을 피우는 사람들 때문에 너무 힘들었다”며 “하루는 서점 여직원한테 문 열고 들어와서 입에 담지 못할 특정 신체 부위 욕도 하는 손님도 있었는데, 모욕죄로 고소했고 경찰에도 진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28일 종로구 관철동의 한 중고서점 건물 1층 외벽엔 길을 따라 총 6점의 벽화가 게시됐다. 이후 이 벽화를 둘러싸고 크고 작은 소동과 경찰 신고 등이 있었다.
서점 측은 지난달 31일 오후 한 유튜버가 여성 얼굴 그림과 ‘쥴리의 남자들’이란 문구가 적혀있던 벽화 부분 위에 검은 페인트를 칠하자 재물손괴로 신고했다.
이어 서점 측은 서점 안으로 들어와 직원과 손님들에게 ‘빨갱이’ 등 욕설을 한 이들을 모욕 혐의로 고소하고, 일부 보수 유튜버들을 영업방해 등으로 여러 차례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한 시민단체는 이 벽화와 관련해 서점 대표 여씨 등을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