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아헤가오' 합성해달라" 여학생 음란합성 의뢰한 중3

중앙일보

입력 2021.08.01 16:57

업데이트 2021.08.01 17:03

서산경찰서는 동급생의 사진을 음성채팅 소셜미디어 앱에 올리고 합성 신청을 한 중학교 3학년 A군을 지난달 15일 피의자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그래픽 중앙일보

서산경찰서는 동급생의 사진을 음성채팅 소셜미디어 앱에 올리고 합성 신청을 한 중학교 3학년 A군을 지난달 15일 피의자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그래픽 중앙일보

음성채팅 소셜미디어 앱에 동급생 4명의 사진을 올려 음란한 합성 사진을 의뢰한 중학교 3학년생이 경찰에 입건됐다.

충남 서산경찰서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허위영상물 등의 반포 등) 혐의로 A군을 지난달 15일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1일 “A군의 핸드폰과 컴퓨터 등을 압수수색하고 디지털 포렌식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인 능욕’ 시도한 것으로 보여

경찰 등에 따르면 A군은 지난달 초 한 유명 음성채팅 SNS 앱의 한 채팅방에 여학생 4명의 사진을 올렸다. 이 채팅방은 돈을 받고 일반인의 음란 합성물을 제작하거나 기존 성착취물을 판매하는 등 불법 행위가 이뤄지고 있는 곳이었다. A군이 신청한 합성 사진도 일본의 성인 만화 등에서 유래한 ‘아헤가오’ 합성 사진이다. ‘아헤가오’는 성관계 시 여성의 표정을 비하한 합성어다. A군이 여학생들의 얼굴로 합성사진을 만들어 성적 수치심을 주는 ‘지인 능욕’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A군의 행위는 같은 학교 1학년들이 A군이 신청한 사진을 보게 됐고 학교에 알려지며 드러났다. 다만 A군은 사진을 신청만 했을 뿐, 결과물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경찰은 A군의 핸드폰과 컴퓨터에 대해 디지털 포렌식을 진행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A군이 동급생 사진을 올린 것으로 알려진 음성채팅 SNS의 채팅방. 지금도 이곳에는 일반인의 사진이 올라오고 있다. 독자 제공.

A군이 동급생 사진을 올린 것으로 알려진 음성채팅 SNS의 채팅방. 지금도 이곳에는 일반인의 사진이 올라오고 있다. 독자 제공.

성범죄 가해·피해 10대가 많아

이은의 변호사는 “신체가 드러나는 사진이 아니더라도 허위 영상물 반포(성폭력처벌법 14조 2항) 혐의로 처벌할 수 있다. 실제 합성 사진을 못 받았더라도 신청하기 위해 사진을 올린 것만으로 미수범으로 처벌이 가능하다. 이 경우 ‘범죄 실행의 착수’를 어디로 볼 것인지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N번방’ 사건 이후 전기통신사업법·성폭력처벌법 등 관련 법령이 개선됐지만, 10대를 대상으로 한 성착취물·불법촬영물·불법합성물 등 온라인 성범죄는 계속되고 있다. 경찰청이 지난달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6월 말까지 사이버성폭력 피의자 중 10대 이하가 33.6%, 피해자는 50.2%였다.

경찰청은 지난해 12월부터 4월까지 '딥페이크' 등을 이용한 디지털 성범죄 집중 단속에 나섰다. 이미지그래픽

경찰청은 지난해 12월부터 4월까지 '딥페이크' 등을 이용한 디지털 성범죄 집중 단속에 나섰다. 이미지그래픽

특히 인공지능을 이용한 영상 편집 기술인 ‘딥페이크’ 등을 이용한 성범죄가 디지털에 친숙한 10대와 20대 사이에서 많이 일어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4월까지 딥페이크를 악용한 불법합성물을 제작하거나 유포한 혐의로 검거된 피의자 94명 중 10대가 69.1%를 차지했다. 이들은 주로 연예인이나 지인의 사진이나 영상 등을 합성해 판매한 것으로 밝혀졌다. 인적사항이 확인된 피해자 중 10대는 57.9%에 달했다.

‘딥페이크’ 음란물 소지해도 처벌 

조진경 십대여성인권센터 대표는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디지털 성범죄가 계속 일어나고 있다. 온라인으로 알게 된 10대를 협박해서 성착취물을 제작하는 경우부터 합성 기술로 불법합성물을 제작하는 경우까지 다양하다. 특히 온라인에서 많이 활동하는 10대들이 취약하다”며 “여러 플랫폼에서 홍보·제작·유포 등을 조직적으로 나누어 분담하는 경향성도 있다. 피해자에겐 평생 트라우마로 남는 심각한 범죄”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N번방 사태 이후 디지털 성범죄를 처벌할 수 있는 근거부터 피의자를 추적할 수 있는 기술적 역량까지 갖춰졌다. 피해를 당할 경우 적극적으로 신고할 수 있게 경찰 등 주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서혜진 변호사는 “기존에는 ‘딥페이크’ 등 합성물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으로 처벌이 안 됐는데, 지난해 개정 이후 처벌이 가능하다. 특히 판매자뿐만 아니라 소지자와 유포자도 처벌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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