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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코비치, 재연된 올림픽 악몽…최악으로 기억될 도쿄 대회

중앙일보

입력

골든 슬램 도전에 실패한 조박 노코비치. [로이터=연합뉴스]

골든 슬램 도전에 실패한 조박 노코비치. [로이터=연합뉴스]

남자 테니스 세계랭킹 1위 조박 조코비치(세르비아)에게 2021년 7월과 도쿄는 돌아보고 싶지 않은 시간과 무대가 될 전망이다.

조코비치는 지난 30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테니스 파크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단신 4강전에서 랭킹 5위 알렉산더 츠베레프(도익)에 1-2(6-1, 3-6. 1-6)으로 완패를 당했다.

'골든 그랜드 슬램'이 무산됐다. 조코비치는 올해 열린 세 차례 메이저대회(호주오픈, 프랑스오픈, 윔블던)에서 모두 정상에 올랐다.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하고, 오는 8월 열리는 US오픈 트로피까지 차지하면 남자 테니스 사상 최초로 올림픽과 4대 메이저대회를 모두 석권하는 선수로 남을 수 있었다.

1세트는 쉽게 따냈다. 그러나 2세트 게임스코어 3-3에서 밀리기 시작했다. 3세트는 자신의 서브 게임부터 내주고 시작했다. 다섯 차례 듀스 승부 끝에 2게임을 내준 뒤 급격하게 무너졌다. 조코비치는 동메달 결정전으로 밀렸다.

개인 '골든 그랜드 슬램'은 실패했지만, 세르비아에 금메달을 안길 기회는 남아 있었다. 리나 스토야노비치(25)와 조를 이룬 혼합복식에서 4강전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조코비치는 대회 개막 전 "코로나19로 인해 제한될 상황에 신이 나지 않지만, 조국을 대표해 올림픽에서 뛰는 건 필수적인 일이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이 목표마저 무산됐다. 단식 패전 뒤 이어진 혼합복시 4강전에서는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아슬란 카라체프(28)-엘레나 베시나(35)에 0-2(6-7, 5-7)로 패했다.

조코치비는 올림픽 금메달과 유독 인연이 없었다. 세르비아에 금메달을 안기고 싶다는 염원으로 4개 대회 연속 도전했다. 그러나 2008베이징올림픽에서는 준결승전에서 동메달 획득에 그쳤고, 2012년 런던 대회에서는 4위로 밀렸다.

2016년 리우 대회에서는 1회전에서 탈락했다. 후안 마르틴 델포르토(아르헨티나)에게 세트스코어 0-2로 패했다. 런던 대회 동메달 결정전에서 패한 상대다. 그러나 4년 사이 델포르토는 랭킹 100위 밖으로 밀릴 만큼 하락세를 탔다. 조코비치는 세계 정상급 플레이어로 거듭났다. 무난히 승리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도쿄올림픽 테니스는 이변이 속출했다. 여자단식 랭킹 1위 애슐리 바티(호주)와 2위 오사카 나오미(일본)가 조기 탈락했다. 조코비치도 불명예 대열에 합류했다. 이번 올림필에서는 하루에 단식과 혼합복식에서 모두 패하는 흔치 않은 경험까지 했다.

조코비치는 대회 초반부터 경기 환경에 대해 자신의 목소리를 냈다. 덥고 습한 날씨를 언급하며 경기 시간을 저녁으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회가 치러진 아리아케 테니스 파크는 하드코트. 클레이코트나 잔디코트보다 열기를 더 많이 받는다.

모든 선수가 같은 조건에서 뛰었다. 조코비치도 패전 뒤 환경에 대한 언급은 구체적으로 하지 않았다. 그러나 "힘든 하루다"라는 말로 이번 대회 심경을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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