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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문만으론 못이겨” “계파 우려” 윤석열 견제 쏟아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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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29일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간담회에선 장외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견제가 빗발쳤다. 이날 오후 김태호·박진·안상수·원희룡·유승민·윤희숙·장기표·최재형·하태경·홍준표·황교안 등 경선 후보 11명(이상 가나다순)은 중앙당사에서 이준석 대표, 서병수 경선준비위원장 등 지도부와 상견례 겸 첫 간담회를 가졌다. 후보들은 함께 “정권교체”라는 구호를 외치고 “민주당처럼 진흙탕, 중상비방 경선은 하지 말자”(박진 의원), “원팀 경선을 하자”(하태경 의원)며 페어플레이를 다짐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 11명 간담회 #유승민, 당에서 도덕성 검증론 #안상수, 이준석·윤석열 ‘치맥’ 비판 #황교안, 총선 부정선거 꺼내 소란

하지만 날 선 발언과 뼈 있는 말들도 오갔다. 특히 8월 입당설이 도는 윤 전 총장에 대해선 강한 견제심리가 드러났다. 유승민 전 의원은 “반문, 정권심판 이것만 가지고는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며 ‘반문’ 캐릭터가 강한 윤 전 총장을 에둘러 공격했다. 유 전 의원은 또 후보 도덕성 검증을 위한 당 검증위원회가 꾸려졌던 2007년 한나라당(국민의힘의 전신) 경선을 거론하며 “경선을 뜨겁게, 치열하게, 투명하게, 공정하게 진행했고 그래서 본선에서 이기는 게 굉장히 쉬웠다”며 “당에서 뭘 준비하든 경선 단계부터 모든 원칙을 본선에 맞춰 달라”고 요청했다. 윤 전 총장에 대한 강력한 검증을 요청하는 듯한 분위기가 읽혔다.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들이 29일 처음으로 서울 여의도 당사에 모여 이준석 대표와의 간담회에 앞서 기념촬영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준표·유승민·박진·김태호·원희룡 후보, 이 대표, 최재형·안상수·윤희숙·하태경·장기표·황교안 후보. 임현동 기자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들이 29일 처음으로 서울 여의도 당사에 모여 이준석 대표와의 간담회에 앞서 기념촬영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준표·유승민·박진·김태호·원희룡 후보, 이 대표, 최재형·안상수·윤희숙·하태경·장기표·황교안 후보.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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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당내에서 ‘친윤(친윤석열)’과 ‘반윤(반윤석열)’ 간 갈등 양상이 빚어진 데 대해선 “계파정치 부활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태호 의원은 “우리가 망한 경험이 있다. 특정 후보 중심으로 이합집산하면 오합지졸이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5일 이준석 대표와 윤 전 총장의 ‘치맥 회동’을 놓고도 날 선 비판이 나왔다. 안상수 전 인천시장은 “장외에 계신 분과 치맥 파티다 뭐다 해서 희희덕거리는 건 당과 이 대표가 국민을 능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선준비위가 27일 ‘100% 여론조사’로 1차 컷오프를 하기로 결정한 걸 놓고는 ‘장외 주자 특혜’라는 반발이 나왔다. 안 전 시장은 “여론은 수시로 변한다. 30만 당원 의견을 존중하지 않는 경선은 축복받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이달 초 당에 합류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당에서 경선 룰을 정해주시는 대로 따르겠다”며 말을 아꼈다.

국민의힘 지도부와 경선준비위는 양측이 이견을 보이고 있는 역선택 방지 조항 등에 대한 논의를 마친 뒤 다음 달 중 경선 룰을 확정하기로 했다. 앞서 경선준비위는 1차 컷오프에 역선택 방지 조항을 추가하지 않기로 결정했지만,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 직후 “최고위는 역선택 방지 룰이 8인 (1차) 컷오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경선준비위에 역선택 방지 룰 도입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9월 15일 1차 컷오프를 통해 본경선 진출 후보 8명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날 간담회에선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의 전신) 대표가 4·15 총선 부정선거 의혹을 다시 꺼내면서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는 “대법원에서 주관한 재검표 결과 설로 떠돌던 많은 문제가 발견된 표가 다수 확인됐다”며 “이런 부정선거가 되면 다음 선거도 의미 없다. 특검으로 끝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하태경 의원은 “부정선거 논란은 종결됐다. 만약 경선 과정에서도 논란이 계속되면 선거 불복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고 맞섰다. 이 와중에 일부 당원이 고성을 지르는 등 소란을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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