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한국서 백신 예약 원하는가? 111시간 기다려 보라”

중앙일보

입력 2021.07.29 07:43

업데이트 2021.07.29 21:49

뉴욕타임스 캡처, 연합뉴스

뉴욕타임스 캡처, 연합뉴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방역의 모범국이던 한국이 최악의 확산세에 처했지만 백신 접종 속도는 더디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NYT는 28일(현지시간) ‘한국에서 백신 예약을 원하는가? 111시간을 기다려 보라’(Want a Vaccine Reservation in South Korea? Try Waiting 111 Hours)는 제목의 서울발 기사를 통해 이 같이 전했다.

NYT는 이달 코로나19 백신 예약 홈페이지에서 ‘예상 대기 시간: 111시간 23분 52초’라는 팝업창이 떠 온라인상에 화면 캡처가 공유된 사례를 소개하며 한국인 대다수가 여전히 백신 접종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4일 만 55∼59세 대상 코로나19 백신 접종 사전예약이 이틀만에 재개되면서 초반부터 접속이 원활하지 않아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예약 신청자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 시스템에 또다시 접속 장애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당시 사전예약 시스템에 접속하면 빈 화면이 뜨거나 '접속 대기' 중임을 알리는 문구가 나왔다. 55∼59세 전체 접종 대상자는 약 352만4000명으로, 이중 아직 예약하지 못한 167만4000명의 상당수가 동시에 예약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 시스템 접속대기 현상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 시스템 접속대기 현상

이에 대해 매체는 “한때 팬데믹 퇴치의 모범으로 여겨진 한국이 백신 접종 프로그램으로 몇 달째 휘청이고 있다”며 한국은 주요 20개국(G20) 국가들 중 백신 접종률이 가장 낮은 쪽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28일 기준 인구 5200만 명 가운데 34.9%가 1회 이상 접종을 했는데, 이는 55~70% 수준인 다른 선진국보다 훨씬 낮다는 지적이다.

NYT는 “지금 한국인들은 어느 때보다도 접종을 갈망하고 있다”면서 한국이 이날 역대 최대치(1896명) 신규 확진자를 기록하며 최악의 확산세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NYT는 “한국은 작년 대부분에 걸쳐 강력한 검사와 접촉 추적 프로그램을 통해 다른 국가에서 볼 수 있던 심각한 봉쇄를 피해 찬사를 받았다. 한국 경제는 팬데믹 영향을 가장 적게 받은 곳 중 하나였다”며 “정부는 감염 퇴치의 성공이 너무나 자랑스러워 ‘K방역’이라는 명칭까지 만들었다”고 했다.

이어 “바이러스가 거의 통제 아래 있다보니 한국은 초기 개발 단계에 있던 백신 물량을 주문하는 데 공격적으로 움직이지 않았다”며 “결과는 비참할 정도로 명백해 졌다”고 강조했다.

NYT는 정부가 백신 조기 확보를 강력하게 밀어붙이지 않아 한국이 배송라인의 뒤편에 놓였다고 진단했다. 이어 많은 물량이 필요해졌을 때는 소수의 백신 제조업체가 전 세계 수요 충족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상황이다 보니 공급에 병목 현상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고 분석했다.

NYT는 “백신 접종에 대한 국가적 절박감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엄청난 정치적 압력을 가했다”며 정부가 한미 정상회담, 이스라엘과의 백신 스와프(교환)로 일부 물량을 확보했지만,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NYT는 한국의 백신 접종률이 앞으로 몇 주에 걸쳐 빠르게 증가할 전망이라며, 9월 말까지 7300만 회분이 도착하고 27, 28일에만 100만 명 가까운 신규 접종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매체는 “그러나 단기적으로 백신 접종 프로그램의 성공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예상했다. 또 한국이 9월부터 노바백스 백신의 대규모 출하를 기대하고 있지만 이 백신은 아직 아무 나라에서도 승인이 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NYT는 “이런 실책에도 관료들은 9월 말까지 인구 70%인 3600만 명에 대해 1회 이상 백신 접종을 한다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