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김치 프리미엄’은 옛말…비트코인 이젠 한국이 더 싸다

중앙일보

입력 2021.07.29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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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한때 해외보다 1000만~1500만원 이상 비쌌던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에서의 비트코인 가격이 해외보다 싸게 거래되고 있다. ‘역(逆) 김치 프리미엄’ 현상이다.

해외보다 20% 넘게 비쌌던 가격
5개월 만에 -0.2%까지 고꾸라져
규제로 국내 투자심리 얼어붙은 탓

28일 오전 11시 20분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4619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시간 해외 암호화폐 사이트 코인데스크에선 4만97달러(약 4627만원)에 거래됐다.

역(逆)김프 현상은 다른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와 비교해도 마찬가지로 나타났다. 김프 추적 사이트(scolkg.com)에 따르면 업비트와 세계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의 비트코인 가격을 비교해 나온 ‘김프’는 -0.1~-0.2%를 오갔다.

김치 프리미엄 변화.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김치 프리미엄 변화.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비트코인에서 역 김프가 나타난 것은 지난 2월 이후 5개월 만이다. 2월 당시 김치 프리미엄은 -4~-4.5% 정도였다. 국내 비트코인 가격이 해외보다 200만원가량 저렴했다. 지난해 말 이후 해외를 중심으로 비트코인 인기가 치솟은 영향이었다. 하지만 이후 국내에서도 비트코인 열풍이 일면서 김치 프리미엄은 다시 급상승했다. 지난 4월 초 10%를 넘은 김프는 같은 달 중순 20%를 넘겼다.

하지만 김프는 6월 이후 하락세를 보이며 한 자릿수로 떨어졌고, 7월 중순 이후 급락하면서 1% 아래로 내려갔다. 역 김프 현상은 알트코인(비트코인 이외 암호화폐)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역 김프가 나타나는 건 국내외 투자 환경의 차이 때문이다. 해외에선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암호화폐에 대한 투자 심리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각종 호재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1일 암호화폐 콘퍼런스 ‘더 B 위드’에서 “테슬라가 비트코인 결제를 재개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지난 23일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전문가 채용에 나선 사실이 알려졌다. 아마존이 공식 부인하긴 했지만, 시장에선 아마존이 암호화폐를 결제수단으로 도입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까지 퍼졌다.

국내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암호화폐 사업자 등록 요건 등을 규정한 개정된 특정금융거래법(특금법)이 9월 24일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단속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다. 이로 인해 시장에선 은행으로부터 실명 인증 확인 계정을 받는 국내 최대 4개 암호화폐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조차 특금법 시행 이후 거래를 계속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시장에선 이 같은 비관론으로 투자 심리가 얼어붙어 비트코인 가격 상승세가 해외보다 상대적으로 낮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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