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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의건강법] 탤런트 김성원씨 "30년 당뇨에도 건강…걷기·당뇨캠프 덕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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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캠프에서 레크리에이션 활동을 하는 탤런트 김성원씨.

"30대 초반에 얻었던 당뇨병과 함께 지금까지 큰 탈 없이 지낸 것은 걷기와 당뇨캠프 덕분이다."

영화 '한반도'에서 '회장님'역을 맡은 탤런트 김성원(68)씨는 옆구리에 찬 만보계부터 보여주었다. 2800보. 오늘 하루치(6000보)를 다 채우려면 3200보의 걸음이 남았다는 김씨는 "집에서 멀리 떨어진 정류장에 내려 걸어갈 작정"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걷기에 올인하는 것은 6000보가량 걸으면 당뇨약 효능의 절반 정도는 볼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걷기 위해 그는 10년 전에 차를 팔았다. 자가용을 타면 많이 걸어야 2000보를 넘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설명.

처음엔 하루에 2시간을 걸었다. 만보계엔 1만1500보가 찍혔다. 소변 색이 노래져 담당 의사에게 물었더니 "너무 무리다, 1만 보로 줄이라"라는 충고를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몇 년간 1만 보를 걷다가 다시 소변 색이 변하고 피로가 밀려오자 8000보로, 1년 전부터는 나이를 고려해 지금의 6000보로 줄였다.

"걷기 전에 혈당을 재보고, 다 걸은 뒤 재보면 15~20은 떨어져 있다"고 그는 운동의 효과를 설명한다. 그는 또 "젊은 당뇨병 환자는 남들보다 일찍 일어나 아침에 2000보, 점심식사 뒤에 2000보, 저녁 때 퇴근하면서 4000보를 포함해 하루 1만 보는 걸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당뇨 캠프는 벌써 네 번째 다녀왔다. 23일 도고에서 열리는 대한당뇨협회 주최 당뇨캠프와 올 하반기 뉴질랜드에서 개최되는 당뇨캠프에도 참가할 예정이다.

"캠프는 한 번 다녀오면 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손사래를 친다. "당뇨병을 극복하려면 공부가 무엇보다 중요하며, 한도 끝도 없이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의사에게 3분간 진료를 받거나 설명을 듣는 것만으로 당뇨병 공부를 마쳤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당뇨캠프에 가서 다른 환자의 행동과 경험담을 듣는 것이 산 공부이고 귀에 쏙쏙 들어온다. 지난해 한방을 쓰던 룸메이트의 경우 캠프에 오기 전 혈당이 220 안팎이었는데 나흘간 교육을 받은 뒤엔 140으로 떨어졌다."

캠프 덕분에 그는 TV 화면에 비친 연예인의 얼굴만 봐도 당뇨가 있는지 알 수 있게 됐다. 특히 뒷목 부위를 보면 거의 100% 판정할 수 있다고 한다. 그는 당뇨병을 "늘 촐촐해 있어야 극복할 수 있고, 가난해야 오래 사는 병"이라고 정의했다.

자신의 건강을 위해 요리도 직접 한다. 흰 쌀밥 대신 잡곡밥을 짓는다. 건강에 유익한 성분이 잡곡밥에 더 많이 들어 있을 뿐 아니라 맛이 떨어져 덜 먹게 된다는 것이다. 시금칫국을 만들어 건더기만 건져 먹는다. 바쁠 때는 글루소나를 물에 타 마시고, 저녁엔 손바닥만 한 메밀전 세 장을 만들어 먹는다. 이렇게 먹고 걸으면 "혈당 관리에 허점이 없다"고 한다.

혈당을 측정하는데도 그는 부지런하다. 혈당이 올라가 컨디션이 떨어졌다고 느끼면 하루 다섯 번까지 잰다. 혈당이 잘 관리되고 있을 때도 하루 두 번은 기본이다.

이 덕분에 35년 당뇨병 경력의 '진고개 신사'(김씨의 대표작)는 체중을 88㎏에서 75㎏으로(키 1m75㎝), 허리둘레를 104㎝에서 92㎝로 줄였다. 공복 혈당은 240으로 정점을 찍은 뒤 지금은 98~108이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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