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대회 나갔다 2명 코로나 확진, 원팀 뭉쳐 연습부족 메웠다

중앙일보

입력 2021.07.28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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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사연 많은 한국 여자 펜싱 에페 대표팀이 도쿄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수확했다.

여자 펜싱 에페 단체전 은메달
훈련장 한동안 폐쇄돼 훈련 차질
선수들 경기 직후 얼싸안고 울어

강영미(36·광주서구청), 최인정(31·계룡시청), 송세라(28·부산시청), 이혜인(26·강원도청)이 호흡을 맞춘 한국은 27일 일본 지바 마쿠하리 메세B홀에서 열린 단체전 결승전에서 에스토니아에 32-36으로 졌다. 금메달은 놓쳤지만 그에 못지않은 은메달이다.

네 선수는 경기 직후 울었다. 이유가 있다. 에페 대표팀은 지난해 3월 헝가리 부다페스트 국제펜싱연맹(FIE) 그랑프리에 출전했다가 선수 3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한 달 넘게 격리 치료를 받은 선수도 있다. 감염 확산을 우려해 훈련장은 폐쇄됐고, 선수들은 한동안 운동하지 못했다. 경기 감각은 떨어졌고, 주변의 따가운 눈총까지 받았다.

힘든 과정 끝에 어렵게 온 도쿄 올림픽. 펜싱은 초반 부진했다. 24일 에페 개인전에서 세계 2위 최인정과 8위 강영미가 32강전에서 덜미를 잡혔다. 송세라마저 16강전에서 무너졌다. 에페는 전신이 공격 범위다. 동시타도 인정한다. 단체전은 3분씩 9라운드 점수를 더해 승부를 가린다. 골고루 맞붙기 때문에 전력이 고른 팀이 유리하다.

여자 에페 대표팀은 ‘원팀’으로 뭉쳤다. 위기를 함께 거쳤던 선수들은 서로를 격려하며 뛰었다. 미국과의 8강전에서는 초반 한때 상대에 끌려갔다. 한국 코칭스태프는 은퇴를 앞둔 맏언니 강영미에게 “마지막 경기니까 잘해 보자”고 독려했다. 한국은 38-33으로 승리했다.

준결승전 상대 중국은 이 종목 최강국이다. 한국은 2012년 런던 올림픽과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연거푸 중국에 막혔다. 도쿄 올림픽에서도 중국 에이스 쑨이원은 개인전 금메달로 기세를 올렸다. 한국은 그런 중국을 조직력으로 파고들었다. 송세라가 1라운드에 주밍예에게 뒤졌지만, 최인정이 2라운드 순이웬을 잡으면서 승부를 뒤집었다. 행운도 따랐다. 허벅지를 다친 쑨이원이 후보 쉬안치로 교체됐다. 몸이 풀린 송세라는 4라운드 쉬안치, 8라운드 린성을 차례로 압도했다. 한국의 마지막 주자 최인정이 연이은 득점으로 승리를 확정했다. 선수들은 상기된 얼굴로 서로를 부둥켜안고 기쁨을 만끽했다.

결승전 상대 에스토니아는 2016년 리우 올림픽 8강전에서도 한국에 패배를 안겼던 상대다. 초반 끌려갔던 한국은 중반 이후 힘을 냈다. 8라운드까지 26-26의 팽팽한 승부가 이어졌다. 9라운드에 최인정이 흔들리면서 아쉽게 졌다. 그래도 선수들은 피, 땀, 눈물로 소중한 은메달을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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