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개 공익법인 감독할 ‘옥상옥 공익위’ 만든다

중앙일보

입력 2021.07.28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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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정부가 공익재단·공익단체를 총괄 관리하는 컨트롤 타워로 ‘시민공익위원회’(이하 공익위원회)를 신설하기로 했다. 공익법인의 기부금·지원금 전용을 막아 제2의 ‘미르재단’ ‘정의기억연대’ 사태를 예방하겠다는 목적이지만 ‘옥상옥(屋上屋)’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부처·지자체에 분산됐던 법인 관리
법무부 산하 컨트롤타워 만들어
대통령이 위원장 임명, 위원 10명
법인 취소권, 부처와 겹쳐 논란

법무부는 27일 공익법인 총괄기구인 공익위원회 신설을 골자로 하는 공익법인의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공익법인법) 전부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공익법인법은 비영리법인(NPO) 가운데 학술·자선 등 공익적 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을 공익법인으로 별도 규율하고 있다. 현재 2만여 개의 비영리법인이 있는데 이 중 약 4000개가 공익법인으로 분류된다.

이번 개정안이 만들어진 건 공익법인 주무관청들이 전국 부처와 지자체에 흩어져 있어 투명성 유지를 위한 체계적 관리에 실패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다. 앞서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가 대기업을 상대로 한 사실상의 강제 모금으로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을 설립하면서 국정농단 사태가 촉발됐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윤미향(현 무소속)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사장이던 재단법인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위안부 할머니 후원금을 유용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개정안에 따르면 공익위원회가 법무부 산하 컨트롤타워 자격으로 공익법인을 체계적·효율적으로 관리하게 된다. 위원장은 법무부 장관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위원은 국회 추천 민간위원 7명, 일반직 고위 공무원 2명과 위원장 추천에 따라 법무부 장관이 제청하는 상임위원 1명으로 구성된다.  공익법인의 명칭은 세법상 공익법인(종교·학교·사회복지법인 등)과 구별하기 위해 시민공익법인으로 바꾼다. 사업 목적도 기존 학술 및 자선뿐 아니라 인권증진, 사회적 약자의 권익 신장, 환경보전, 범죄예방, 평화구축, 국제상호이해 등으로 확대된다.

하지만 공익위원회가 ‘옥상옥’의 이중규제 기구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설립 허가와 취소는 여전히 주무 부처가 맡고, 관리 감독 및 지원은 공익위원회가 맡는 구조여서다. 공익위원회에도 위법한 법인에 대해 공익법인 지정을 취소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기로 했는데, 이 때문에 공익법인에 대한 정부의 영향력이 더 커질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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