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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넘은 '밈' 습관 탓?…MBC 무리수에 채널 돌리는 시청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MBC 방송화면 캡처

MBC 방송화면 캡처

잇따른 MBC의 도쿄 올림픽 중계 '무리수'에 시청자들의 비난이 거세다. 한국과의 축구 경기에서 자책골을 넣은 루마니아 선수를 희화하는 자막을 봤다는 직장인 최민식(28)씨는 “가족과 중계를 볼 때 MBC 중계의 불편한 기억 때문에 다른 채널로 돌려버린다”고 말했다. 이어 “사장이 나와서 사과를 해도 적절치 못한 표현으로 논란이 계속 일고 있는데 사장이 아닌 실무자가 직접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MBC 자막 [커뮤니티 캡처]

MBC 자막 [커뮤니티 캡처]

“제작자 퇴출해라”…시청자게시판에 항의글 

[MBC 시청자게시판 캡쳐]

[MBC 시청자게시판 캡쳐]

시청자게시판도 연일 수백개의 항의글로 뜨겁다. 게시글에는 “방송이 커뮤니티 판인 줄 아냐. 공과 사를 파악하는 능력을 상실해 버렸다” “기본적인 예의를 지켜라” “올림픽 중계를 중단해라” “‘남초(남자이용자가 많은)커뮤남’이 좋아할 자막을 쓴 제작자를 퇴출시켜라”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직장인 이모(32)씨는 “도를 넘은 표현이 재치있다고 생각하고 사용한 담당자가 나서서 해명해야 할 사안인 것 같다”면서 “올림픽 정신이 뭔지 모르는 것 같아 낯이 뜨거울 정도”라고 말했다.

밈 무차별 사용 습관 때문?

일각에서는 MBC의 무리수 생중계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유행하는 ‘밈(meme)’을 무차별적으로 사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왔다. 밈이란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사진과 영상, 유행어 등을 의미한다. 자책골 선수 이름을 넣어 만든 ‘고마워요 마린’도 이 조롱성 유행어의 일종이라는 설명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허구연 해설위원이 일본 야구대표팀 외야수 G.G사토가 타구를 놓치자 “고마워 GG사토”를 연발해 화제가 됐다. 외야수 G.G사토의 결정적인 실수로 한국 대표팀은 결승 진출이 가능했다. 이후 스포츠 경기에서 한국의 상대팀 선수가 대형 실책을 범해 한국의 승리에 기여했을 때 ‘고마워요 ○○’라고 말하는 것이 일종의 유행어로 자리 잡았다.

선넘는 중계에 "터질 게 터졌다"

스포츠 팬들은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다. MBC 스포츠 중계전문 계열사인 ‘MBC SPORTS+(엠스플)’은 밈 등을 활용한 편집 등으로 스포츠 팬들 사이에서 유명하다. 직장인 오하택(31)씨는 “스포츠 중계에서 조롱성 밈을 사용하는 건 케이블 방송의 기준에서 용인됐던 것이지 공중파에서 사용한다는 것은 말이 안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막식 중계에서 다른 나라 비하한 일도 우연이 아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상대 팀을 비하하는 밈을 올리면서 즐기는 문화가 있는데 이것이 반영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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