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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 '거품' 논란에…카뱅 장외가격 24%↓, 주주 기업도 급락

중앙일보

입력

공모주 청약에 돌입한 카카오뱅크의 공모가 '거품' 논란이 쉽사리 꺼지지 않고 있다. 청약 마감날인 27일 카카오뱅크의 장외 가격이 곤두박질치고, 카뱅 지분을 가진 종목 주가도 줄줄이 하락세다. 증권사 애널리스트 사이에서 기업 가치를 너무 높게 산정했다는 목소리가 잇따르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되는 분위기다.

카카오뱅크의 일반 공모 청약이 시작된 26일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에서 투자자들이 투자 상담을 받고 있다. 뉴스1

카카오뱅크의 일반 공모 청약이 시작된 26일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에서 투자자들이 투자 상담을 받고 있다. 뉴스1

예스24·한국금융지주도 줄줄이 급락

27일 장외주식 거래 사이트 38커뮤니케이션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장외시장 기준가는 전날보다 24.3% 급락한 5만7500원을 기록했다. 52주 최저가로, 이달 들어 29.9% 하락한 수치다. 사상 최고가(11만2000원)와 비교하면 반 토막 수준이다.

카카오뱅크 지분을 보유한 종목들도 약세다. 이날 오전 11시 25분 기준 예스24는 전날보다 8.06% 하락한 1만65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예스24는 카카오뱅크 지분 1.39%를 보유하고 있다. 한세예스24홀딩스(-5.93%), 한국금융지주(-5.62%), 한국금융지주우(-4.17%), 넷마블(-0.71%)도 하락 중이다. 한국금융지주는 자회사인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을 합해 카뱅 지분 31.62%, 넷마블은 3.72%를 각각 갖고 있다.

증권가에선 카카오뱅크의 공모가 산정 과정 때부터 몸값이 과도하게 높게 평가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공모가(3만9000원)를 기준으로 계산한 카카오뱅크의 시가총액은 18조5289억원이다. KB금융지주(약 21조원)와 신한지주(약 20조원)에 이어 금융회사 시가총액 3위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 15일 "은행업의 특성상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0%대를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라며 "카카오뱅크의 공모가 범위는 ROE 대비 과도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지난 19일 "카카오뱅크의 적정 기업가치는 15조5000억원"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공모가 기준 카카오뱅크 시총보다 3조원가량 낮다.

매도 의견을 제시한 곳도 있다. BNK투자증권은 지난 26일 카카오뱅크에 대한 매도 보고서를 내놨다. 목표 주가는 공모가보다 38% 낮은 2만4000원으로 제시했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3.3배인데 이미 증시에 상장한 금융그룹의 평균 PBR은 0.37배라고 설명했다. 그는 "개인 투자자들이 청약을 자제해야 한다"며 "추후 주가 급락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한편 카카오뱅크는 청약 첫날인 26일 통합 경쟁률 37.8대 1을 기록했다. 청약 증거금은 12조522억원이 몰렸다. 카뱅의 공모주 청약은 27일 오후 4시까지 진행된다. 중복 청약이 금지된 만큼 마감 직전까지 투자자 간 눈치싸움이 치열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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