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씨를 언제 대중에게 선보이는 게 좋을까요.”
27일 만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 인사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주자인 이재명·이낙연 후보 배우자들이 최근 선거전에 뛰어든 것을 언급하며 이렇게 물어왔다.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되면 후보는 물론 부인들 간 내조 경쟁도 뜨거워질 텐데, 윤 전 총장 부인 김건희씨는 아직 대중 노출이 없는 것을 언급하며 한 말이었다. 실제로 정치권에선 ‘김건희 등판 시기’가 윤 전 총장의 입당 문제만큼이나 관심거리다.
윤 전 총장 측 관계자는 “부인 김씨가 죄지은 거라도 있느냐. 사업을 해서 일단 행보를 시작하면 경쟁 후보 부인들보다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2007년 전시기획 업체 코바나컨텐츠 설립해 지금도 운영 중이다. 윤 전 총장과 가까운 다른 인사도 “부인을 만나보면 외모와 달리 ‘여자 윤석열’이라고 할 정도로 화통하고 리더십이 있다. 남편의 대변인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이라고 했다. 김씨 역시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저는 원래 좀 남자 같고 털털한 스타일”이라고 했다.
이와 달리, 캠프 주변에선 김씨 공개 행보를 두고 조심스러워 하는 기류도 읽힌다. “제기된 의혹들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나올 경우 여권의 집중 공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윤 전 총장 캠프 관계자는 사견임을 전제로 “부인의 등장만으로도 네거티브 공세의 타깃이 될 게 뻔하다. 전략적으로 등판 시기를 늦추는 게 맞다”며 “재산 형성 과정 등을 두고도 의심의 눈초리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이 신고(지난 6월 공개)한 재산 약 71억 6900만원 중 본인 재산은 2억4400만원이고 나머지 69억 2500만원이 김씨 명의다.
김씨는 “과거 ‘쥴리’라는 이름으로 유흥업소에서 일했다”는 의혹, “윤 전 총장을 만나기에 앞서 과거 유부남 검사와 동거를 했다”는 의혹 등이 제기된 상태다. 이와 관련해 김씨는 지난달 30일 한 인터넷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제가 쥴리니 어디 호텔에 호스티스니 별 얘기 다 나오는데 기가 막힌 얘기”라고 반박했다. 또 ‘동거설’에 대해서도 “집에는 제 친구들도 모여 살았다. 어떻게 누구랑 동거를 하나”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관련 의혹 제기는 이날도 계속됐다. 친여 성향 유튜브 ‘열린공감TV’가 동거설에 등장했던 A 변호사의 모친을 인터뷰 해 “동거가 사실”이라고 보도하자, A 변호사는 “치매기가 있어 간호를 받아온 94세 노모의 집에 ‘점을 보러 왔다’며 거짓말로 접근한 뒤 원하는 답을 질문에 넣어 유도했다”고 반박 입장문을 냈다. 이어 ”노모의 답변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 김건희씨와 어떠한 사적관계도 없었다”며 해당 매체에 대한 법적대응도 예고했다. 이날 부산을 찾은 윤 전 총장은 기자들의 관련 질문에 “객관적으로 확인해 보자. 어떤 분이 그런 말(동거설 주장)을 했으면 그게 맞는 말인지 잘못된 말인지 검증을 해보자”고 대응했다. 이어 윤 전 총장 캠프 명의로 “패륜취재'이자 심각한 범죄행위를 한 것이다. 이런 인격을 말살하는 수준의 악의적 오보에 대해 가장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추가 입장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