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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8월 입당해 경선열차 탄다…1호 공약은 '부동산' 유력

중앙일보

입력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8월 중 국민의힘에 입당해 ‘대선 경선 열차’에 탑승하는 쪽으로 결심을 굳혔다고 윤 전 총장 측 관계자가 26일 전했다. 이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이준석 대표와의 회동 뒤 국민의힘 관계자 발로 ‘8월에 입당할 것’이란 보도가 나오자, 윤 전 총장이 이를 부인하지 않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전 총장과 가까운 다른 인사도 “입당을 전제로 캠프를 재정비하고 있는 것”이라며 “다만 시너지를 극대화할 시점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 역시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제가 어제 들은 내용대로라면 입당은 확실하다”고 했고, 국민의힘 내부에선 ‘8월 10일 전후’란 구체적인 입당 시점이 흘러나왔다. 

다만, 이날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난 뒤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입당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한 것과 관련해 “조금만 기다려주시면 입당문제를 결론 내겠다”고만 말했다. 전직 대통령의 사면 문제를 두고는 “야권을 갈라놓기 위해 술책으로 악용돼선 안 된다”고 답했다. 그는 27일에는 부산을 찾아 국민의힘 김희곤·안병길·장제원 의원과 오찬 회동 한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6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을 방문, 오세훈 서울시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6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을 방문, 오세훈 서울시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을 이끌었던 전직 비상대책위원장과도 접점 찾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은 중앙일보에 “최근 윤 전 총장이 찾아와 내게 여러 조언을 구하더라"고 했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자신과 가까운 인사들의 '윤석열 캠프' 합류에 대해 “나와 관련짓지 말라”면서도 “정권교체를 하기 위해선 야권에서 제대로 된 후보가 나와야 하는데 지금 지지율을 보면 윤 전 총장밖에 없지 않느냐"라고 했다.

윤 전 총장 캠프는 내부적으로는 공약과 비전 다듬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윤 전 총장이 만들겠다는 나라의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되기 때문이다. 그의 정책자문그룹 70여명은 캠프 좌장 역할을 하는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총괄하는 구조다. 윤 전 총장 측은 “평생 검사로 살아온 윤 전 총장 입장에서는 경제와 외교·안보, 복지 등은 생소한 분야인 만큼 자문그룹에 기댈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내놓을 구체적인 공약과 정책에서도 이들의 인식이 상당 부분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책사들을 보면 공약이 보인다"는 얘기가 나온다.

권성동 의원을 포함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포함한 당외 대선후보 입당 촉구 기자회견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권성동 의원을 포함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포함한 당외 대선후보 입당 촉구 기자회견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부동산 1호 공약= 캠프에선 대선 1호 공약으로 안정적 주택 공급을 골자로 한 ‘부동산 정책’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윤 전 총장 측은 “우리가 하고 싶은 걸 내놓는 게 아니라 국민이 바라는 걸 제시한다는 의미에서 부동산 관련 정책을 1호 공약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최근 “서울의 용적률을 풀어 주상복합의 형태로 지어 공급을 늘려야 한다”(18일 매일경제 인터뷰)며 도심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를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또 종합부동산세 전면 재검토도 주장했다. 윤 전 총장 옆 경제 분야 전문가로는 우선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꼽힌다. 김 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겨냥해 “성장 이론에 부합하지 않아 장기적 폐해가 발생할 수 있다. 단기효과도 없을 가능성이 크다”고 비판해 왔다. 윤 전 총장도 “소득주도성장은 경제상식 무시한 정책”, “잘못된 이념에 취해 나온 것”이란 입장이다.

◇실사구시 외교=외교 파트는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이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윤 전 원장은 언론 인터뷰 등에서 “남북관계를 다시 전진시키기 위해서라도 한·미관계는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한·일관계 전문가인 박철희 서울대 교수는 “양국 정치와 경제를 분리하는 실사구시 외교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는 윤 전 총장 출마선언문 등에 그대로 반영됐다. “대한민국이 확고한 정체성으로 적과 친구에게 예측 가능성을 줘야 한다”며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주도하는 ‘가치동맹’에 합류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한·일 관계에 대해서도 “이념 편향적 죽창가를 부르다 여기까지 왔다”고 지적한 뒤 모든 사안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일괄 타결하는 ‘그랜드 바겐’을 통한 해결을 언급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25일 오후 서울 광진구 건대 맛의거리에서 '치맥회동'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25일 오후 서울 광진구 건대 맛의거리에서 '치맥회동'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선별 복지론= 복지 분야에선 정책의 지속가능성과 서비스형 복지를 주장한 안상훈 서울대 교수가 윤 전 총장을 돕고 있다. 윤 전 총장 또한 “보편 복지는 서비스 복지로 하고, 현금 복지는 특정 정책 목표를 정해 임팩트 있게 해야 한다”(지난 14일 중앙일보 인터뷰)는 입장이다. 사회 분야의 유길상 전 한국고용정보원장은 청년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 마련에 관심이 많다. 노동 분야에 조언하는 정승국 중앙승가대 교수는 “높은 수준의 최저 임금과 과도한 정규직 보호가 청년실업을 오히려 악화시키고 있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윤 전 총장도 최근 청년 창업 환경을 언급하면서 “업종에 따라선 일주일에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이후에 마음껏 쉴 수 있어야 한다”며 탄력적 근무(노동)에 찬성하는 발언을 했다.

한편 윤 전 총장 캠프에 따르면 이날 후원회가 모금을 시작한 이후 오후 8시 15분 기준으로 총 26억 6545만원이 답지, 여야를 통틀어 최단기간 내 후원금 한도 액을 채우는 기록을 세웠다. 후원자 중에서는 영화배우 김부선 씨도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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