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서울시·SH공사, 무분별 기존주택 매입으로 혈세 낭비"

중앙일보

입력 2021.07.26 14:23

업데이트 2021.07.26 18:25

경실련이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SH공사가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SH 매입임대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경실련

경실련이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SH공사가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SH 매입임대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경실련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에 매입임대 주택 공급 중단을 요구했다. 매입임대는 기존 다세대, 다가구 빌라 등을 재정이나 주택도시기금 지원을 받아 매입해 저렴하게 재임대하는 것이다.

경실련은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SH공사가 싸고 질 좋은 공공주택을 늘리는 대신 기존 주택을 무분별하게 매입하는 방식으로 숫자 부풀리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SH공사가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SH 매입임대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하면서다.

경실련에 따르면 SH공사는 지난 19년(2002~2020년)간 1730채, 2만 세대의 주택을 4조801억원에 취득했다. 1채당 23억원, 가구당 1억 9000만원에 사들인 셈이다. 유형별로는 다가구가 66%를 차지했으며 도시형 생활주택 26%, 사회주택 1% 등이 뒤를 이었다.

역대 시장별로는 세대수 기준으로 이명박 6%(1164세대), 오세훈 11%(2300세대), 박원순 84%(1만 7533세대)로 나타났다. 가구당 취득가는 이명박 6000만원, 오세훈 1억 5000만원, 박원순 2억 1000만원 상승했다. 반면 가구당 토지 면적은 이명박 8.3평, 오세훈 9평, 박원순 7.6평으로 더 줄어들었다는 게 경실련 주장이다.

경실련은 “면적은 줄어들고 매입가는 상승했지만, 서울시와 SH공사가 무분별하게 기존주택을 사들이며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같은 예산으로 주택을 매입하는 것보다 공공택지를 개발하면 2배 더 많은 아파트를 공급할 수 있다”며 “자산가치도 아파트가 기존 다가구 주택보다 높다”고 지적했다.

자료 경실련

자료 경실련

SH공사가 개발한 내곡·수서·위례 등 공공택지 아파트 건설 원가는 평당 평균 930만원이지만, 매입임대주택 취득가(문재인 정부 이후 기준)는 평당 1640만원으로 약 1.8배라는 분석이 나왔다. 가장 비싸게 매입한 경우는 강동구 암사동의 다가구로 매입가가 평당 2960만원이었다. 금천구 시흥동의 다가구 주택은 400억원에 매입해 건물 1채당 취득가가 가장 높았다.

경실련은 또 특정 지역에 매입이 편중돼 공실률이 24%에 달한다고 봤다. 자치구별로 보면 매입임대 공급이 가장 많은 구는 강동구로 2256세대가 공급돼 전체의 11%를 차지했다. 이에 반해 용산구 31세대, 중구 39세대 등 하위 5개 구의 총 매입임대 공급 수는 492세대였다.

경실련은 “수요나 기존 매입실적 등에 대한 고려 없이 특정 지역에 편중된 매입은 과다한 공실률로 이어졌다”며 “SH공사 내 매입심의위원회가 가격과 수요공급의 적절성을 제대로 검토했는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또 “집값 폭등으로 잔뜩 오른 기존 주택을 매입하는 것은 예산 낭비와 부패를 유발할 수 있다”며 “특혜성 매입임대로 양적 확대를 추구하는 정책은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SH공사는 “매입임대주택은 작은 토지에서 최대의 효율을 낼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 사업”이라며 “장기간 소요되는 택지개발사업에 비해 직장·주거 근접성이 높은 수요자 맞춤형 주택으로 서울시 전역에 거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반박했다. 공가 해소 방안에 대해선 “대책 마련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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