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전국 최초 갯벌 인명구조대 떴다…드론 등 첨단장비 갖춰

중앙일보

입력 2021.07.26 11:00

업데이트 2021.07.26 11:15

지난 4월 10일 오후 10시50분쯤 충남 홍성군 서부면의 갯벌에서 관광객이 고립됐다는 신고가 경찰 112상황실에 접수됐다. 공동대응 요청을 받은 충남소방본부는 119특수구조단과 홍성소방서 119구조대 등 20여 명을 현장으로 보냈다.

4월 10일 충남 홍성 서부면의 한 갯벌에서 해루질을 하다 고립된 부부가 충남119특수구조단과 홍성소방서 119구조대에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사진 충남소방본부]

4월 10일 충남 홍성 서부면의 한 갯벌에서 해루질을 하다 고립된 부부가 충남119특수구조단과 홍성소방서 119구조대에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사진 충남소방본부]

당시 여성은 육상에서 130m가량 떨어진 선착장 방파제, 남성은 방파제보다 20m나 더 떨어진 갯벌에서 오도 가도 못하고 있었다. 두 사람 부부 사이로 바닷물이 빠진 갯벌에서 어패류를 채취하는 이른바 ‘해루질’을 하다 고립된 상태였다. 남성은 갯벌에 몸이 빠져 움직일 수 없던 데다 바닷물이 다시 밀려오는 급박한 상황이었다.

태안·홍성·보령 등 6개 소방서 운영

현장에 도착한 119구조대원들은 포복 자세로 갯벌 위를 이동, 남성을 무사히 구조했다. 이후 마을 주민 어선을 타고 인근 항구로 이동한 부부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두 사람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구조가 늦었다면 자칫 목숨이 위태로울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었다.

갯벌 인명구조용 보드·드론 등 첨단장비 구축 

갯벌 사고가 끊이지 않자 충남소방본부가 26일 전국 최초로 ‘갯벌 인명구조대’를 출범했다. 갯벌 인명구조용 보드와 드론 등 최첨단 장비를 갖췄다. 갯벌 인명구조대는 바다를 끼고 있는 당진과 홍성·태안·서천 등 충남지역 6개 소방서에서 운영한다.

앞서 지난 5월 충남소방본부는 ‘자체 인명구조용 보드’를 자체 제작, 6개 소방서에 보급했다. 현재는 적응훈련까지 마친 상태로 보드를 이용하면 갯벌에서 인명구조 시간이 10배 이상 단축될 것으로 소방본부는 전망했다.

26일부터 충남지역 6개 소방서에서 운영하는 갯벌 인명구조대 대원들이 보드를 이용해 갯벌 위를 이동하고 있다. [사진 충남소방본부]

26일부터 충남지역 6개 소방서에서 운영하는 갯벌 인명구조대 대원들이 보드를 이용해 갯벌 위를 이동하고 있다. [사진 충남소방본부]

충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도내에서 발생한 갯벌 고립사고는 175건으로 집계됐다. 시기 별로는 여름 휴가철인 6~9월 넉달간 56.6%인 99건이 집중됐다. 시간대별로는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4시 사이에 71%가 집중됐다. 가장 큰 문제는 2018년 33건, 2019년 42이건 고립사고가 지난해 100건으로 급증했다는 점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바닷가를 찾는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안전사고도 덩달아 늘어나는 추세다.

서해안 밀물 시속 7~15㎞, 성인 걸음보다 빨라

충남은 인천과 전남에 이어 전국에서 갯벌이 세 번째로 넓은 지역이다. 서해안 갯벌은 완만한 대신 조수간만 차가 크고 밀물 속도가 시속 7~15㎞로, 건장한 성인 걸음보다 2~3배나 빠르다. 밀물이 시작한 뒤 대피하면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해루질 등 갯벌에 나갈 때는 물때를 사전에 확인하고 안개가 낄 때는 신속하게 대피해야 한다.

조선호 충남소방본부장은 “서해는 동해와 달리 해수욕과 갯벌체험이 가능하지만, 고립이나 조난 사고위험도 상대적으로 크다”며 “가능하면 혼자서 행동하지 말고 사전에 충분히 정보를 파악한 뒤 체험 활동을 즐겨달라”고 당부했다.

충남소방본부 소속 119특수구조단이 공기부양정을 이용해 갯벌 위를 이동하고 있다. [사진 충남소방본부]

충남소방본부 소속 119특수구조단이 공기부양정을 이용해 갯벌 위를 이동하고 있다. [사진 충남소방본부]

한편 보령과 홍성·서천 등 3개 시·군 해안을 담당하고 있는 보령해양경찰서는 지난 6월 전국 해양경찰서 가운데 처음으로 ‘드론 스피커’를 이용한 구조활동에 나섰다. 이 밖에도 갯벌에서 시민을 신속하게 구조할 수 있는 갯벌 신발을 제작하고 지리적 특성을 잘 아는 주민 6명을 ‘연안 안전 지킴이’로 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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