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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형, 이재명에 “동문서답 말라, 월 8만원 어떤 도움 주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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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23일 전북 김제시 금산사에서 전날 열반한 조계종 전 총무원장 월주(月珠)스님을 조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23일 전북 김제시 금산사에서 전날 열반한 조계종 전 총무원장 월주(月珠)스님을 조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본소득을 놓고 여야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설전이 격해지고 있다.

최 전 원장은 25일 페이스북에 이 지사를 향해 “동문서답을 하면 안 된다. 동문서답이 진짜 구태정치”라고 적었다. 최 전 원장은 “기본소득이 불평등과 양극화를 완화하고 국민의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할 진짜 대안인지에 대해 건설적인 토론을 하고 싶다”며 “좋은 복지시스템의 핵심은 모든 국민에게 현금을 살포하는 식이 아니라 스스로의 노력만으로는 자립이 어려운 분들에게 정부가 적재적소에 도움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월 8만원은 우리 국민들이 복지에서 탈피해서 자립하는데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나”라고 물었다.

이 지사와 최 전 원장의 설전은 이 지사가 지난 22일 “차기 정부 임기 내에 청년에게는 연 200만원, 그 외 전 국민에게 100만원의 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고 공약을 발표한 뒤부터 이어졌다. 최 전 원장은 이 지사의 공약에 대해 23일 “국민의 부담인 연 50조원의 재정을 써서 모든 국민에게 월 8만원씩 나눠주겠다는 것”이라며 “기본소득이 아니라 전국민 외식수당이라고 부르는 것이 낫겠다”고 비판했다. 24일엔 이 지사가 기본소득 재원 방안으로 거론한 국토보유세를 두고 “로빈후드처럼 국민 재산을 훔쳐다가 의적 흉내를 내려는 것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5일 광주를 찾아 민주당 광주시당에서 기자 간담회를 진행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5일 광주를 찾아 민주당 광주시당에서 기자 간담회를 진행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뉴스1

이 지사는 최 전 원장의 비판에 대해 24일 “제가 공약한 건 분기별 25만원이지 월 8만원이 아니다”라며 “4인 가족 연간 400만원이고 20년 모으면 8000만원”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최 원장이) 감사원장 때 무슨 목적을 가지고 어떤 식으로 감사하셨는지 조금은 짐작이 된다. 정부 공격을 통해 몸값을 올려 정치하시려고, 목표를 정한 다음 그에 맞춰 감사했다는 건 지나친 의심인가”라며 최 원장의 감사원장 시절 행적까지 문제 삼았다. 그러자 최 전 원장이 이날 “동문서답”이라고 재반박 한 것이다.

정치권에선 아직 지지율이 낮은 최 전 원장이 여권 대선 주자 중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이 지사를 공격함으로써 ‘몸집’을 키우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재형 캠프’ 측은 “최 전 원장의 가치관과 철학을 보여주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최 전 원장은 청해부대 집단 감염 사태,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댓글조작 유죄 판결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등 최근 선명한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최 전 원장은 다음달 초 대선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당초 이번주에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심해져 출마 선언 장소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캠프 측은 온라인 출정식 또는 온·오프라인을 병행 등 출마 선언 방식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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