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으로 간 미꾸리·붕어·뱀장어…하루살이 등 해충 잡는다

중앙일보

입력 2021.07.24 12:00

불빛에 모여든 동양하루살이. 남양주시

불빛에 모여든 동양하루살이. 남양주시

경기 남양주시는 지난달 와부읍 월문천과 덕소천, 궁촌천 등 한강 합류 지점에 붕어 63만 마리를 방류했다. 동양하루살이 때문이다.
동양하루살이는 몸길이 10~20㎜, 날개를 편 길이는 50㎜에 이르는 대형 하루살이다. 2급수 이상 수질에 사는 곤충이라 물거나, 질병을 옮기지는 않는다.

하지만 개체 수가 많아도 너무 많다. 불이 켜진 곳마다 집단으로 까맣게 모여들어 불빛을 가릴 정도다. 손으로 쫓고 모기약을 뿌려도 금방 다시 몰려든다. 남양주 주민 김모씨(58)는 “방충망에 가득 달라붙어 있는 모습만 봐도 너무 끔찍해서 밖에 나가기도 싫을 정도”라고 말했다.

하천·저수지에 물고기 방류하는 지자체들

남양주시는 지난해부터 물대포를 쏘고 유인등을 설치하는 등 동양하루살이와의 전쟁을 선포했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살충제를 뿌리는 것이지만, 상수원 보호구역이라 화학 약품을 사용할 수 없다.
그래서 대안으로 찾은 것이 붕어다. 토종 어종인 붕어는 동양하루살이는 물론 모기 등 해충의 알이나 유충을 잡아먹는다.

지자체들이 본격적인 여름을 앞두고 하천과 저수지 등에 어린 물고기(치어)를 방류하고 있다. 과거 치어 방류 목적이 개체 수를 늘리기 위한 것이라면 요즘은 해충 방제 목적이 크다. 온난화 등의 영향으로 동양하루살이 등 해충이 대규모로 나타났다. 하천 등 물이 있는 곳에서 활동하던 것이 요즘은 도심지에서도 목격된다.

해충 퇴치를 위해 하천에 방류되는 미꾸리 치어. 경기도해양수산자원연구소

해충 퇴치를 위해 하천에 방류되는 미꾸리 치어. 경기도해양수산자원연구소

주로 방류되는 치어는 토종 어류인 미꾸리·붕어·뱀장어·동자개(빠가사리) 등이다. 모기나 동양하루살이 등 해충의 천적이다. 토종 어류라 생태계에도 악영향을 미치지 않고 개체 수를 늘리는 데도 도움을 준다.

모기 유충 1000마리 이상 잡아먹는 미꾸리 

가장 많이 방류되는 것은 미꾸리다. 미꾸라지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늪이나 논, 농수로 등 진흙이 깔린 곳에 주로 사는 미꾸라지와 달리 강과 하천의 중·상류에서도 발견된다. 미꾸리 성어 한 마리는 하루에 알을 물론 모기 유충 1000마리 이상을 잡아먹는다고 한다.

경기도해양수산자원연구소는 지난 20~22일까지 도내 하천 13곳에 미꾸리 치어 5만 마리를 방류했다. 이를 위해 지난달부터 미꾸리를 키워왔다. 미꾸리가 방사되는 곳은 ▶양평(양근천) ▶파주(공릉천) ▶양주(청담천) ▶포천(영평천) ▶평택(통복천) ▶화성(발안천) ▶안성(안성천) ▶오산(오산천) ▶광주(노곡천) ▶여주(소양천) ▶이천(복하천) ▶용인(양지천) ▶남양주(왕숙천) 등이다.▶

해충 퇴치를 위해 하천에 방류되는 미꾸리. 경기도해양수산자원연구소

해충 퇴치를 위해 하천에 방류되는 미꾸리. 경기도해양수산자원연구소

특히 양평, 남양주, 이천, 여주 등 한강 변과 가까운 지역은 동양하루살이 무리로 피해가 큰 지역이다.
연구소는 다음 달 중에도 청정계곡의 물속 생태 복원을 위해 포천 백운계곡, 여주 주록리계곡, 가평 용소계곡 등 3곳에 미꾸리 1만 5000마리를 추가 방류할 예정이다. 미꾸리는 해충도 잡아먹지만, 바닥을 헤치고 다니며 수질 관리도 한다.

경기도해양수산자원연구소 관계자는 “해충 방제를 위해 지난해부터 도내 하천에 토종 어종을 방류하고 있다”며 “방류하자마자 바로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어종들이 자라고, 해가 지나면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경기도해양수산자원연구소는 방류한 물고기들이 해충 퇴치에 효과가 있는지를 모니터링하는 한편, 새로운 해충 퇴치 어종도 연구하고 있다.
이상우 경기도해양수산자원연구소장은 “지난해부터 도내 도심 하천에 서식하고 있는 해충의 친환경적 제거를 위해 미꾸리 등 천적 어류를 적극 연구·생산하고 있다”며“생산한 치어는 시·군에 지속 방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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