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볕도 마다않는 ‘골린이’···골프의류만 한국서 年5조 팔렸다

중앙일보

입력 2021.07.23 17:15

업데이트 2021.07.23 17:20

직장인 문모(42)씨는 요즘 짬이 날 때마다 골프웨어 사이트에 들러 골프웨어 쇼핑하는 재미에 푹 빠져있다. 최근엔 여름용 반바지를 사기 위해 이곳저곳을 들렀지만 모두 '품절'이어서 브랜드 홈페이지까지 샅샅이 뒤지는 중이다. 지난해 9월 처음 골프를 시작한 ‘골린이’(골프+어린이, 골프 초보자)인 문씨는 23일 "한 달에 한 번은 골프장에 꼭 간다"며 “한여름은 더워서 힘들지만 그래도 골프가 재미있어서 이번주에도 부킹을 했다"고 말했다.

무더위를 피해 야간 라운드를 찾는 골프 수요가 늘고 있다. 강원도 원주 오크힐스CC 야간 전경. [중앙포토]

무더위를 피해 야간 라운드를 찾는 골프 수요가 늘고 있다. 강원도 원주 오크힐스CC 야간 전경. [중앙포토]

골프는 장비발? 골린이는 패션에 신경 

한여름 땡볕에도 굴하지 않는 골린이의 ‘골프 사랑’에 골프장은 물론 유통업계까지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다. 골프업계에서는 보통 혹서기인 7~8월과 혹한기인 12~2월을 비수기로 꼽아왔다. 하지만 올해는 무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골프장을 찾는 골퍼가 많아지면서 여름용 골푸용품 시장도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특히 중장년층이 골프채 같은 장비에 신경을 썼다면 젊은 층은 골프웨어 같은 패션에 관심이 많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골프 의류 시장 규모는 전년보다 11% 성장한 5조1250억원이다. 이 연구소는 내년 골프 의류 시장이 6조3350억원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롯데백화점이나 현대백화점, 티몬 등에 따르면 골린이들이 주로 사는 품목은 골프의류가 가장 많고, 골프백, 퍼팅연습기 같은 실내 연습용품, 골프클럽, 골프공 등의 순이다.

전 국민 10명 중 1명은 골프 즐겨 

골프 관련 업계가 비수기를 잊은 데는 골프 인구 증가 영향이 크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골프 인구는 515만명으로, 전체 인구(5182만명)의 10% 수준이다. 전 국민 10명 중 1명은 골프를 친다는 의미다. 국내 골프 인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보다 되레 10% 늘었다. 특히 20~40대 골프 입문자가 늘었다. 골프존 분석에 따르면 골프를 치기 시작한 지 3년 이하 골프 입문자 중 20~40대가 65%를 차지한다.

이전에도 젊은층을 중심으로 국내 골프 인구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었다. 대개 실내에서 저렴하게 골프를 칠 수 있는 ‘스크린 골프장’을 찾는 수요가 많았다. 업계에선 코로나19 여파로 야외 활동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주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여기 시간을 즐길 짬이 생기면서 골프장에서 라운드를 즐기는 수요가 확 늘었다고 본다. 오상엽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지자 2040세대가 여윳돈으로 골프를 치기 시작하면서 중장년층의 전유물이었던 골프시장에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4월 한섬이 영캐쥬얼 브랜드인 SJYP를 통해 선보인 20~30대 여성 골퍼를 위한 '골프라인 컬렉션'. [사진 현대백화점]

지난 4월 한섬이 영캐쥬얼 브랜드인 SJYP를 통해 선보인 20~30대 여성 골퍼를 위한 '골프라인 컬렉션'. [사진 현대백화점]

식품업계도 안전빵·골프전 내놔 

상황이 이렇자 식품업계까지 골프장 공략에 나섰다. 골프 인구를 노린 맞춤형 제품을 내놓거나 골프장 전용 메뉴를 개발하는 식이다. 신세계푸드는 OB(Out of Bound)나 헤저드(Hazard) 없는 안전한 게임을 기원한다는 의미의 ‘안전빵’을 내놨다. 골프공 모양의 안전빵은 지난 3월 출시 이후 4개월 만에 골프장에서만 3800개가 팔렸다. CJ프레시웨어는 감자전에 시금치 가루를 얹어 그린을 본뜬 골프장 전용 메뉴인 ‘온그린 한상세트’를 내놨다.

골프업계 따르면 국내 골프장 식음 서비스 시장 규모는 5500억원 수준으로 커졌다. 이해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골프 시장은 소비력을 지닌 2040세대가 유입되고 있어 성장성이 있고 골프장‧스크린 골프장 같은 인프라가 풍부해 골프 산업이 지속해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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