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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 1만원 이상, 대학은 8720원…방역인력 시급 차이 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달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를 하며 발열 검사 및 손 소독 등 코로나19 방역 절차를 거치고 있는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지난달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를 하며 발열 검사 및 손 소독 등 코로나19 방역 절차를 거치고 있는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학교 내 방역 인력 시급이 초·중·고교에 비해 대학에서 더 낮게 책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에 따라 대학 방역 인력의 시급이 초·중·고교의 절반에 불과한 경우도 있다. 대학 방역 관리가 낮은 임금으로 원활히 이뤄질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23일 교육부에 따르면 2학기에 처음 지급하는 대학 방역인력 지원 사업의 시급을 최저임금인 8720원으로 책정했다. 교육부는 사업 관리비 포함 54억6800만원을 들여 방역인력 2000여명을 대학에 지원할 계획이다.

그런데 교육부가 2학기에 초·중·고교에 지원하는 학교 방역인력의 시급은 1만원 이상이다. 교육부 지침을 토대로 방역인력 시급을 시·도교육청에서 정할 수 있는데, 학교마다 1만원을 훌쩍 넘는 시급을 지급하는 곳도 있다.

최근 학교 구인공고에 따르면 경기도의 초·중학교에서는 시급 1만300~1만460원을, 서울의 중·고교에서는 1만1010~1만2000원을, 충북 청주의 초·중학교에서는 시급 1만5000원을 제시했다. 교육부 조명연 학생건강정책과장은 "지난해 일반적으로 학부모 등을 방역인력으로 채용할 때 대략 그 정도 금액을 지급했다고 해 1만원을 기준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충북 청주의 한 초등학교가 청주교육지원청 홈페이지에 올린 구인정보. 시급을 1만 5000원으로 제시하고 있다.

충북 청주의 한 초등학교가 청주교육지원청 홈페이지에 올린 구인정보. 시급을 1만 5000원으로 제시하고 있다.

대학 방역인력 최저임금으로…'구인난 우려'

대학에서 방역인력이 하는 일은  ▷건물별 출입관리 ▷체온 측정 ▷일상 소독 ▷예방수칙 준수 지도 등으로 급식실 방역을 제외하면 초·중·고 방역인력이 하는 일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근무시간도 하루 4시간 수준으로 비슷하다.

대학 방역인력 시급이 적은 이유에 대해 안웅환 교육부 대학학사제도과장은 "업무의 난이도 등을 고려해 최저임금 수준으로 책정했다"고 말했다. 초중고교 인력 시급과 차이가 나는 이유에 대해서는 "시·도교육청과 대학은 재정 구조나 여건이 완전히 다르다"며 "대학은 원래 자율 운영이 원칙이라 정부가 지원을 해주면 안된다는 의견이 있지만 한시적으로 지원해주는 것"이라고 했다.

교육부의 2021년 2회 추경안 대상 사업의 세부내용 및 산출근거에 따르면 방역인력 지원 시급은 올해 최저임금인 8720원으로 책정돼 있다.

교육부의 2021년 2회 추경안 대상 사업의 세부내용 및 산출근거에 따르면 방역인력 지원 시급은 올해 최저임금인 8720원으로 책정돼 있다.

하지만 적은 시급으로 대학이 충분한 방역인력을 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만 원을 넘게 주는 초·중·고에서도 방역인력 구인난을 겪고 있어서다. 시급이 높아도 주당 근무시간이 15시간(하루 2~3시간) 이하로 짧아 구직자에게 큰 소득이 되지 않는다는 문제도 있다. 앞서 1학기에도 방역인력 5만4000명을 배치하기로 했지만 개학 이후 석달간 인력을 다 채우지 못했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은 "학교당 5명 내외에 불과한 지원을 하면서 그마저도 1일 4시간 최저임금을 책정했다"며 "원활한 방역 조치가 가능할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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