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보험금 4000억원 걸린 즉시연금 소송 1심서 패소

중앙일보

입력 2021.07.21 16:57

업데이트 2021.07.21 17:12

즉시연금 가입자들이 보험금을 덜 받았다며 삼성생명을 상대로 낸 소송 1심에서 삼성생명이 패소했다. 삼성생명의 즉시연금 미지급액은 4000억원(가입자 5만명)이다. 앞서 교보생명과 미래에셋생명 등도 관련 소송에서 패소했다.

삼성생명

삼성생명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25부(이관용 부장판사)는 21일 삼성생명 즉시연금 가입자 57명이 삼성생명을 상대로 낸 미지급연금액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삼성생명이 보험가입자에게 연금액 산출 방법 등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는 게 판결의 골자다.

즉시연금은 가입자가 보험료 전액을 한 번에 내면 다음 달부터 연금 형식으로 매달 보험금을 받는 상품이다. 이중 원고들이 가입한 상품은 일정 기간 연금을 받은 뒤 만기에 도달하면 원금을 환급받는 상속만기형 상품이다.

소송은 보험사가 만기환급금 마련을 위해 고객에게 지급하는 연금액의 일부를 책임준비금으로 떼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원고들은 삼성생명이 별다른 설명 없이 연금액(순보험료X공시이율)에서 책임준비금을 떼는 등 가입 당시에 약속한 것보다 연금액을 적게 지급했다며 소송을 냈다. 이들은 2017년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하고 2018년 10월 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삼성생명은 ‘연금 계약 적립액은 산출방법서에 정한 바에 따라 계산한다’는 표현이 들어 있고, 산출방법서에 연금월액 계산식이 들어 있으니 약관에 해당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원고들에게 일부 금액을 떼어놓는다는 점을 특정해서 설명하고 명시해야 설명·명시 의무를 다했다고 볼 수 있는데, 그런 내용이 약관에도 없고 상품 판매 과정에서도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결했다.

보험사들은 최근 즉시연금 관련 소송에서 잇따라 패소하고 있다. 지난해 9월 NH농협생명만 승소했을 뿐 미래에셋생명, 동양생명, 교보생명 등은 모두 1심에서 패소했다. 농협생명은 다른 생보사와 달리 만기환급금 적립을 위해 연금액을 차감한다는 설명이 약관에 포함돼 있었다.

삼성생명은 소송 결과에 대해 “판결문을 받아본 뒤 내용을 면밀히 살펴 공식입장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삼성생명이 1심 결과에 불복해 항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소송에서 패소한 미래에셋생명 등 3개 보험사도 모두 항소한 상태다.

금감원이 2018년에 파악한 즉시연금 미지급 분쟁 규모는 16만명에 8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삼성생명이 5만명에 4000억원으로 가장 많다. 앞서 삼성생명은 소송에서 최종 패소한다면 소송에 참여하지 않은 가입자에게도 보험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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