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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포함, 페가수스 해킹 명단에 정상 14명" 佛 검찰 수사 착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스라엘 보안기업 NSO그룹이 개발한 스파이웨어 '페가수스'의 해킹 명단에 오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모습. [AP=연합뉴스]

이스라엘 보안기업 NSO그룹이 개발한 스파이웨어 '페가수스'의 해킹 명단에 오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모습. [AP=연합뉴스]

대통령 3명, 총리 10명, 국왕 1명.

NSO그룹 스파이웨어 해킹 파문 후속 보도 #34개 국가 600명 이상 정치인·공직자 포함 #포렌식검사 못해 실제 해킹 여부는 미확인

이스라엘 보안기업 NSO그룹이 개발한 스파이웨어 '페가수스'의 해킹 목록에 포함된 정상급 지도자의 숫자다. 이에 따라 해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휴대전화 스파이웨어를 사용한 이번 '포켓 스파이' 파문이 외교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2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디언 등 외신들은 '페가수스' 해킹 명단에 정상급 지도자 14명의 휴대전화 번호가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이 가운데 현직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바르함살리흐 이라크 대통령,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등 3명이다. 현직 총리 역시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 무스타파 마드불리 이집트 총리, 사드에딘 엘 오트마니 모로코 총리 등 3명이다.

이밖에 예멘, 레바논, 우간다, 프랑스, 카자흐스탄, 알제리, 벨기에 등 7명의 전임 총리도 명단에 올랐다. 또한 모로코 모하메드 6세 국왕의 전화번호도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프랑스 대통령실인 엘리제궁은 성명을 통해 "보도가 사실이라면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언론 조사 결과에서 모든 사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검찰도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검찰은 이날 성명을 내고 NSO그룹이 개발한 페가수스가 프랑스 기자들을 사찰했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프랑스 탐사보도 매체 메디아파르가 소속 기자들이 모로코 정부의 감시를 받았다며 고소한 데 따른 조치로 알려졌다.

모로코 정부는 성명을 내고 "근거 없는 허위 주장을 규탄한다"며 "우리는 통신장치 침투를 위해 컴퓨터 소프트웨어를구입한 적이 없다"며 관련 내용을 부인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까지 34개국 600명 이상의 정치인과 공직자 전화번호가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주요 공직자들의 전화번호가 확인된 국가는 아프가니스탄, 아제르바이잔, 바레인, 부탄, 중국, 콩고, 이집트, 헝가리, 인도, 이란, 카자흐스탄, 쿠웨이트, 말리, 멕시코, 네팔, 카타르, 르완다, 사우디아라비아, 토고, 터키, 아랍에미리트, 영국 등으로 밝혀졌다.

다만 해당 내용은 리스트에 오른 5만명의 명단을 조사한 결과다. WP는 명단에 오른 전화번호의 소유자는 확인했지만, 휴대전화를 확보할 수 없어 포렌식 검사로 페가수스의 공격을 받았는지 여부는 확인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NSO그룹 대표 변호사는 프랑스 비영리 언론단체 '포비든 스토리'에 "이 목록은 감시나 NSO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합법적이고 적절한 용도로 사용됐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국제사면위원회(국제엠네스티) 보안연구소는 목록에 포함된 전화번호와 연결된 스마트폰 67개에 대한 포렌식 조사 결과 37개에서 페가수스의 침투나 침투 흔적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국가 정상에 대한 첩보활동은 외교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도 있다. 2013년 6월 미 중앙정보국(CIA)과 국가안보국(NSA) 하청업체 직원이던 에드워드 스노든은 NSA의 감시 프로그램 '프리즘(PRISM)'을 폭로했다.

스노든의 폭로로 미국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비롯한 35개 동맹국 정상들을 불법 감청한 사실이 드러나자 해당 국가에서 해명을 요구하는 등 파문이 상당 기간 이어진 바 있다.

앞서 국제앰네스티와 포비든 스토리즈는 NSO 그룹이 판매한 스파이웨어 페가수스와 연관된 5만여 명의 전화번호 목록을 입수했다. 이후 WP·가디언·르몽드 등 전 세계 언론 16곳과 리스트를 검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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