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가 박근혜 치켜세운 尹 “국가 지도자로서 존중받아야”

중앙일보

입력 2021.07.20 17:59

업데이트 2021.07.20 23:24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0일 보수의 심장부인 대구를 찾았다. 지난달 29일 대선 출마선언 후 첫 TK(대구·경북) 방문으로, 2·28 민주운동 기념탑 참배를 시작으로 서문시장→동산병원→창조경제 혁신센터 순의 일정이었다.

그는 먼저 2·28 민주운동 기념탑을 참배하고 방명록에 “2·28 정신을 이어받아 법치와 민주주의 기반으로 대구 경북의 재도약과 번영을 위해 힘껏 뛰겠다”고 썼다. 또 이승만 정권의 독재에 항거한 2·28 운동 주역을 만나 “4·19 혁명은 2·28 대구 의거에서 시작됐다. 국민이 주인인 나라, 민주화운동의 시작이 바로 이곳이었다”고 뜻을 기렸다. 그러면서 “기득권을 수호하는, 그런 식의 보수는 여기에 전혀 없다. 오히려 아주 리버럴하고 진보적인 도시”라고 평가했다.

이어 보수 민심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서문시장을 찾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롯해 정치적 중량감이 있는 보수 인사들이 중요 시점 마다 이곳을 찾곤 했다. 그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상인들과 만나 “마음이 아프다”고 위로하면서 시설 노후화 등 지역 현안을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야권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0일 낮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상인과 인사 나누며 격려하고 있다. 뉴스1

야권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0일 낮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상인과 인사 나누며 격려하고 있다. 뉴스1

이후 기자들을 따로 만났는데, 그는 최근 대선 주자 지지율 하락에 대해 “여론조사에 흔들리거나 일희일비하기보다 국민만 바라보는 일관된 정치를 하기 위해 의연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주 52시간제를 비판하면서 나온 ‘120시간 발언’에 여권의 공세가 집중된 데 대해선 “제가 120시간씩 일하라고 했다는 식으로 왜곡을 한다”며 “평균적으로는 52시간 하더라도, 집중적으로 일할 수 있는 것은 노사 합의에 의해서 좀 변형할 수 있는 예외를 뒀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전담병원인 계명대 동산병원을 찾았다. 윤 전 총장은 “대구 코로나19 확산 저지를 위해 지원해주기는커녕 (여당에서) 우한 봉쇄처럼 대구를 봉쇄해야 한다는, 그런 철없는 미친 소리까지 막 나와 대구 시민의 상실감이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2월 고위 당정청 협의회 결과 브리핑에서 대구 코로나19 확산 방지 대책 중 하나로 “최대 봉쇄 조치”를 거론했다가 논란을 빚었다. 홍익표 당시 민주당 대변인은 이후 “지역 봉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으나 결국 사퇴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은 “코로나 초기 확산된 곳이 대구가 아닌 다른 지역이었다면 민란부터 일어났을 것이란 얘기가 나올 정도로 대구에서 애를 많이 쓰셨다”며 “지금 정권은 K방역으로 덕을 톡톡히 봤지만, K방역을 만들어낸 데가 바로 이 장소 아닌가”라고 치켜세웠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가운데)이 지난 17일 오후 광주를 방문해 옛 전남도청 건물을 바라보고 있다. [뉴스1]

윤석열 전 검찰총장(가운데)이 지난 17일 오후 광주를 방문해 옛 전남도청 건물을 바라보고 있다. [뉴스1]

윤 전 총장은 박근혜 정부에서 추진한 창조경제 혁신센터를 방문한 후 이곳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평가해 달라’는 취지의 질문에 “국가 지도자로서 어려운 결단을 잘 내렸던 건 맞다. 누구도 하지 못했던 공무원 연금 개혁 등은 존중받을 만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날 어깨 통증으로 재입원한 박 전 대통령의 사면 문제엔 “대통령이 결정할 문제”라면서도 “많은 국민들께서 전직 대통령의 장기 구금에 대해 안타까워하는 분들이 많이 있다. 저 역시 전직 대통령의 장기 구금을 안타까워하는 국민들의 심정에 상당 부분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TK에서 보수 지지층을 결집해 반등을 노리려는 전략적 발언”이란 분석이 나왔다.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입당 외에 정권교체를 위한 방안이 있느냐는 질문엔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야권이 통합되고 단일후보를 내야한다는 것이 지상명제지만, 지금 당장 뭐 어떤 방식을 택한다거나 하는 건 결정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윤석열다움이 사라졌다”는 말엔 “살아있는 권력을 상대로 법을 집행하는 검사 시절의 모습은 이제 바뀌어가야 한다”고 대응했다.

한편, 이날 지지자 200여명은 윤 전 총장을 계속 따라 다니면서 “대통령 윤석열”를 연호했으나, 일부 시민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감옥에 넣은 인물”이라며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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