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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총리, 노인만 사망하니 전면 봉쇄 필요치 않다 말해” 폭로

중앙일보

입력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지난 3월 영국 런던의 세인트 토머스 병원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AP=뉴시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지난 3월 영국 런던의 세인트 토머스 병원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AP=뉴시스]

한때 측근이었다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저격수로 탈바꿈한 도미닉 커밍스 전 총리실 특별보좌관이 이번에는 존슨 총리가 “코로나19로 사망하는 건 노인들”이라며 “이들은 코로나에 걸리고도 더 오래 산다”는 망언을 했다고 폭로했다. 19일(현지시간) BBC가 보도한 커밍스의 인터뷰 기사에서다.

존슨 총리 측근이었던 전 특별보좌관 #다우닝가서 밀려난 뒤 잇단 폭로전

커밍스 전 보좌관은 지난해 10월 중순 내각에서 코로나19 제한 조치(lockdown)를 검토했을 때 존슨 총리가 이 같은 막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영국에서 하루 확진자 수가 100명을 넘어설 때였다.

키어 스티머 노동당 대표는 2~3주간이라도 긴급 봉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었지만, 존슨 총리가 부정적이었다고 한다. 존슨 총리는 당시 “나는 더이상 국가보건서비스(NHS)가 압도하는 이 상황을 믿지 않는다”며 “경제를 파괴하느니 코로나19가 전국을 휩쓸고 가게 두길 바란다”며 제한 조치를 반대했다고 한다.

다만 존슨 총리는 10월 15일 사망자 통계를 보고 약간 흔들린 것 같았다고 커밍스 전 보좌관은 전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특별보좌관이었던 도미닉 커밍스. 지난해 11월 사임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특별보좌관이었던 도미닉 커밍스. 지난해 11월 사임했다. [로이터=연합뉴스]

그럼에도 존슨 총리는 “사망자의 중간 연령은 남성이 81~82세, 여성은 85세 사이”라며 “이는 기대 수명 이상 아니냐. 코로나19에 걸리고도 더 오래 산다”고 농담조로 말했다.

그러면서 “60세 미만의 사람은 거의 병원에 가지 않고 대부분 생존한다”며 “이는 우리가 전국적인 봉쇄 조치가 필요치 않다는 걸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대화 내용은 커밍스 전 보좌관이 BBC에 공유한 존슨 총리의 왓츠앱 메시지에 담겨 있었다.

존슨 총리의 이 같은 부정적인 입장에도 영국 정부는 보름 뒤인 10월 31일 잉글랜드에 4주 간 봉쇄 정책을 발표하게 된다. 당시 사망자가 하루에 수천 명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강력한 조치가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커밍스 전 보좌관은 또 지난해 3월 총리실 직원들이 코로나19로 인해 격리 중인 상황이었는데도 존슨 총리가 93세의 엘리자베스 여왕에게 대면 보고를 고집했다고도 주장했다.

이 때문에 자신이 총리에게 “당신은 코로나에 걸렸을 수도 있고, 이를 여왕에게 옮길 수도 있다. 절대 가면 안 된다”고 극구 말렸다고 하면서다.

BBC와 로이터 등에 따르면 이 같은 커밍스 전 보좌관의 폭로는 아직까지는 일방적 주장이다. 총리실은 BBC에 “봉쇄 결정은 철저히 과학에 기반한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그의 약혼녀 캐리 시먼즈. [AFP=연합뉴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그의 약혼녀 캐리 시먼즈. [AFP=연합뉴스]

또 커밍스 전 보좌관 본인도 코로나19 초반 방역 수칙을 위반하고 주거지를 멀리 벗어난 전적이 있다.

커밍스 전 보좌관은 한 때 존슨 총리의 최측근으로 분류됐지만, 지난해 11월 권력다툼에 밀려 다우닝가를 떠났다. 존슨 총리의 부인인 캐리 시먼즈와 갈등이 있었다는 얘기가 돌았다. 이후 “존슨 총리는 ‘내가 총리가 될 줄 은 몰랐다’고 했다”고 하는 등 폭로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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