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원유 찔끔 증산 합의…기름값 잡기엔 역부족

중앙일보

입력 2021.07.20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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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기름값 상승세가 일단 잦아들었다. 지난 5일 배럴당 77달러 선까지 올랐던 브렌트유는 19일 배럴당 73달러 수준으로 하락했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도 지난 5일 76달러 선에서 19일 71달러 선으로 내려왔다.

경제 회복세로 원유 수요 급증
내달부터 하루 40만 배럴 늘려도
CNBC “150만 배럴 부족할 듯”

최진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의 내부 불확실성이 해소됨에 따라 국제 유가의 단기 변동성도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회원 산유국을 합쳐 OPEC 플러스라고 부른다. 이들은 다음달부터 원유 생산량을 현재보다 하루 40만 배럴 늘리기로 지난 18일 합의했다. 엄밀히 말하면 원유 증산이 아니라 감산 규모를 축소하는 것이다. OPEC 플러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전과 비교해 하루 580만 배럴씩 적게 생산하고 있다.

그동안 원유 생산량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었던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는 화해했다. 이번 OPEC 플러스 회의에서 감산 축소 합의가 가능했던 배경이다. 알 마즈루이 UAE 석유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압둘 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석유장관이 OPEC 플러스와 건설적인 대화를 나누게 해준 것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루 40만 배럴의 추가 공급으로는 국제 유가의 상승 흐름을 뒤집을 만하지 않다는 의견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온다. 글로벌 경제가 코로나19의 충격을 딛고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원유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CNBC 방송은 “국제에너지기구(IEA)는 하반기 원유 공급량이 하루 150만 배럴 부족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OPEC 플러스가 생산량을 하루 40만 배럴 늘려도 부족한 원유 수요량을 맞추기 어렵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OPEC은 내년 원유 수요량을 하루 9986만 배럴로 내다봤다. 올해와 비교하면 3.4% 증가한 수준이다. CNBC 방송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하반기 국제 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선에 올라설 수 있다”고 보도했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 등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한다면 국제 유가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만일 세계 경제가 다시 침체에 빠지면 원유 수요도 위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원유 수요 증가를 고려하면 이번에 OPEC 플러스가 감산을 축소하기로 한 폭은 매우 작다.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산유국들이 현재 원유 가격 수준에 만족한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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