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탕 속으로…‘어대명’에서 2강 체제로 변하는 與 경선

중앙일보

입력 2021.07.19 18:25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가 여권 1위 이재명 경기지사 지지율을 턱밑까지 따라붙었다는 여론조사가 나왔다.

여권 대선주자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왼쪽)와 이재명 경기지사. 연합뉴스

여권 대선주자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왼쪽)와 이재명 경기지사. 연합뉴스

19일 발표된 tbsㆍ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 정례 조사(16∼17일, 만 18세 이상 1013명,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다.

이 지사는 25.4%, 이 전 대표는 19.3%의 지지율이었다. 이 지사는 전주 대비 1.5%포인트 하락, 이 전 대표는 전주 대비 1.2% 포인트 오르면서 양측의 격차는 6.1% 포인트로 줄었다.

흐름세로 보면, 이 지사는 2주 연속 하락(30.3%→26.9%→25.4%), 이 전 대표는 3주 연속(11.5%→12.2%→18.1%→19.3%) 상승 국면이다. 한때 ‘어대명’(어차피 대통령 후보는 이재명)이란 말이 나왔던 여권 대선 구도가 재편되고 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흔들리는 ‘어대명’…배경엔 진흙탕 효과?

이런 결과는 불과 3주 전과 비교해도 전혀 다른 양상이다. 민주당 예비 후보 등록(6월 28~30일) 직전 KSOI가 발표한 정례 조사(6월 25~26일)에서 이 지사는 28.4%, 이 전 대표는 11.5%로 양자 간엔 16.9% 포인트의 극복하기 어려워 보이는 간극이 존재했다.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 4차례(3ㆍ5ㆍ6ㆍ8일) 열린 예비 경선 주자 TV 토론회에서 후발 주자들의 ‘이재명 때리기’가 계속됐다. 하지만 이 지사는 "난 사이다가 아닌 국밥"이라며 최대한 대응을 자제하는 ‘전략적 인내’를 고수했다. “내부 상처를 최소화하고 안정감 있는 1위 주자로서 본선에 나가겠다”(이 지사 측근)는 차원에서였다.

이런 전략은 초반 여론조사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KSOI가 5일 발표한 정례 조사(2~3일)에서 이 지사는 30.3%, 이 전 대표는 12.2%를 보여 격차가 18.1%포인트 차까지 벌어졌다. 전주 대비 1.2% 포인트 벌어진 수치였다.

하지만 네거티브 공세에 장사는 없는걸까. 결국 이 지사까지 폭발하면서 지지율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여배우 논란’ 공격에, 이 지사가 “바지를 한 번 더 내릴까요”(5일 TV 토론)라고 말한 게 공략 대상이 됐다. 이는 훗날 이 지사 스스로도 “(당시) 제가 짜증이 난 것 같다. 제가 포커(페이스)를 못한다”(15일 라디오 인터뷰)라고 회상한 장면이기도 하다.

이 전 대표는 바로 “국민이 민주당 대선 후보 선택 과정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6일)고 했고, 8일 TV 토론에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이 지사를 겹쳐 생각하는 당원이 꽤 많다”고 했다. 모두 이 지사의 불안정을 부각하는 말들이었다.

그러자 12일 발표된 KSOI 정례 조사(9~10일)에서 이 지사와 이 전 대표의 격차가 크게 줄어들었다. 이 지사는 전주 대비 3.4% 포인트 하락한 26.9%, 이 전 대표는 전주 대비 5.9% 포인트 오른 18.1%를 기록하면서 양측의 격차(8.8% 포인트)는 처음으로 10%포인트 이내로 근접했다.

이에 대해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 교수는 “네거티브 공방은 중도 성향이나 부동층이 보기엔 ‘이 후보나 저 후보나 다를 것 없다. 똑같이 흙 묻은 후보’라는 인식을 줄 수 있다. 이미 결집한 지지층까진 못 바꾸더라도, 중도층 지형을 흩트려 놓을 순 있다”고 말했다. '1등 후보인 이재명이나 2등후보인 이낙연이나 거기서 거기'라는 중도층의 인식속에 두 사람의 격차가 좁혀들었다는 분석이다.

난타전 가열…“당내 분열만 가속할 수도”

지지율이 혼전세로 접어들자, 이 지사도 결국 “상황에 따라 전략은 바뀔 수밖에 없다”(13일 언론 인터뷰)라며 공세로 전환했다. 이재명 캠프 관계자는 “네거티브로 인해 구도가 이미 변했는데, 여유만 부릴 순 없었다"며 "오히려 아무런 대응을 안 했으면 지금의 지지율 격차는 더 좁혀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1,2위간 펀치 대결은 점점 고조되고 있다. 이 지사는 “5ㆍ18 학살을 옹호하던 사람도 있고 박정희(전 대통령)를 찬양하던 분도 계시지 않느냐”(17일 라디오 인터뷰)라고 하는 등, 이 전 대표를 향해 강펀치를 날리고 있다. 또 옵티머스 사건 등을 우회적으로 언급하며 친인척과 측근 비리를 거론했다.

지지율 반등으로 기세가 오른 이낙연 캠프도 공세 수위를 더 끌어올렸다. “(형수 욕설) 녹음을 들어본 여성들은 ‘겁난다’라고 한다”(15일 라디오 인터뷰)라며 그동안 당 내에서 '선은 넘는 금기'로 여겨졌던 주제까지 테이블위에 올렸다. 최근엔 경기도 유관단체 임원의 소셜미디어상 이 전 대표 비방활동을 ‘불법 여론조작 선거개입 사건’으로 규정했다.  “국정원 여론조사 사건이 떠오른다”(18일 박광온 캠프 총괄본부장)며 이 지사 측을 과거 보수 정권과 동일시하는 듯한 수위 높은 언사도 쏟아냈다.

이에 다시 이 지사는 19일 이 전 대표를 향해 “자기 지지자들 마타도어를 살펴보시라”라며 날카로운 반응을 보였다.

격한 상호 비방전에 당 안팎에선 "후보들의 본선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준"이란 우려가 적지 않다.

이상민 민주당 선거관리위원장은 19일 “후보 간 상호 비방이나 난타전이라고 할 정도로 금도를 벗어난 사례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준호 에스티아이 대표는 “네거티브 공방이 전체적인 지지층 확대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다. 결국 지지층 간의 갈등으로 당내 분란만 과열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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