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진통 끝 원유 증산 합의…불붙던 국제 유가 잡힐까

중앙일보

입력 2021.07.19 16:48

[로이터=연합뉴스]

[로이터=연합뉴스]

불붙던 기름값의 기세가 잦아들었다. 산유국이 증산에 합의하면서다. 석유 생산이 늘어나며 유가 상승 압력도 낮아질 전망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산유국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가 다음달부터 석유 생산을 매달 하루평균 40만 배럴 규모만큼 늘리기로 18일(현지시간) 합의했다. 이에 따라 하루 평균 580만 배럴인 OPEC+ 회원국 전체 감산 규모도 줄여나가기로 했다. 다만 감산 정책 시행 기간은 내년 8월에서 내년 12월로 연장했다.

OPEC+가 증산에 합의하면서 시장은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지난 5일 77달러 선까지 오르며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브렌트유 가격은 19일 73달러 수준으로 소폭 하락했다. 5일 76달러 선까지 오른 서부텍사스유(WTI)도 71달러 선으로 내려왔다.

OPEC+, 8월부터 하루 40만 배럴 증산

이번 합의에 따라 OPEC+ 회원국은 다음 달부터 원유 생산을 매달 40만 배럴씩 늘린다. OPEC+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지자 하루 1000만 배럴씩 석유 생산을 줄였다. 그러다 지난해 말 세계 경제가 회복기에 들어가면서 감산 규모를 하루 580만 배럴 규모로 줄였다. 이번 증산으로 또 다시 감산 규모를 줄이게 됐다.

세계 경기 회복 속 국제 유가 급등에 대응하기 위한 증산의 필요성은 커졌지만 산유국간의 이견은 컸다. 아랍에미리트(UAE)가 감산 또는 증산의 기준점이 되는 회원국 간 석유생산할당량(쿼터)을 조정하지 않으면 자신들이 더 많은 양을 감산해야 한다고 반발하며 증산 합의가 무산됐다.

이에 OPEC+는 주요 회원국 모두의 쿼터를 올리기로 했다. UAE는 기존 316만 배럴에서 350만 배럴, 사우디아라비아는 1100만 배럴에서 1150만 배럴로 50만 배럴 높였다. 러시아(50만 배럴), 이라크·쿠웨이트(각각 15만 배럴)도 쿼터를 늘렸다. 이로써 사우디와 UAE 간 대립으로 촉발됐던 산유량 조정 갈등은 종식됐다.

알 마즈루이 UAE 석유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압둘 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석유장관이 OPEC+와 건설적인 대화를 나누게 해준 것에 감사한다”며 “UAE는 OPEC+에 전념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진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OPEC+의 내부 불확실성이 해소됨에 따라 국제 유가의 단기 변동성도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요에 턱없이 부족…"연말에 배럴당 80달러 간다"

지난 16일 파키스탄 페샤와르의 한 주유소에서 한 고객이 주유를 하고 있다.[EPA=연합뉴스]

지난 16일 파키스탄 페샤와르의 한 주유소에서 한 고객이 주유를 하고 있다.[EPA=연합뉴스]

OPEC+합의로 단기적으로는 유가를 떨어뜨릴 수 있지만, 상승세를 탄 국제유가의 흐름을 바꿀 정도는 아니라는 평가도 많다. 증산 규모가 늘어난 수요를 맞추기엔 부족하다는 것이다.

미 CNBC 방송은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하반기 하루 150만 배럴의 원유가 부족할 것으로 예상했다”며 “OPEC+가 공급량을 늘린다고 해도 현재 수준으로는 수요를 맞추기 어렵다는 걸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OPEC도 내년 세계 원유 수요량을 올해 대비 3.4% 증가한 하루 9986만 배럴로 예상했다. CNBC는 “많은 시장전문가는 OPEC+이 감산량을 줄이더라도 석유 수요가 늘어나면서 올해 하반기까지 국제 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선에 올라설 것으로 전망한다”고 보도했다.

다만 델타 변이 바이러스 등으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고 있는 건 또 다른 변수다. ‘제2의 팬데믹’ 상황이 발생한다면 원유 수요 심리가 다시 위축될 수 있다. 때문에 OPEC+가 감산 규모 축소에 적극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OPEC+의 감산 규모 축소 폭은 매우 작다”며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산유국이 현재 원유 가격에 만족하고 있음을 뜻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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