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언유착 1심 무죄 이동재 "제보자X의 권언유착 수사해라"

중앙일보

입력 2021.07.19 15:39

업데이트 2021.07.19 16:05

'취재원 강요미수' 혐의를 받던 이동재 전 기자가 1심 무죄를 선고받았다. 연합뉴스

'취재원 강요미수' 혐의를 받던 이동재 전 기자가 1심 무죄를 선고받았다. 연합뉴스

‘검언유착’ 의혹 사건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동재(36) 전 채널A 기자가 19일 “‘제보자 X’ 지모씨와 일부 세력의 공작이 있었다”며 수사촉구 요청서를 검찰에 제출했다. 앞서 이 전 기자에게 무죄를 선고한 법원은 이철 VIK 전 대표와 이 전 기자의 ‘중간전달자’ 역할을 한 지씨가 MBC에 의혹을 제보하고 이 전 기자에 한동훈 검사장과 녹취록을 요구하는 등 소위 ‘검언유착’ 의혹을 유도·왜곡했다고 판단했다.

이동재 “고통의 세월 1년 동안 제보자X, 수사기관 조롱”

이동재 전 기자는 이날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이선혁)에 수사촉구요청서를 제출했다.

이 전 기자는 수사촉구 요청서에서 “탄원인이 재판을 받기까지 제보자 X라고 자칭하는 지현진과 그에 영합한 일부 세력에 의한 공작이 있었다”라며 “지씨의 범행으로 지난 1년간 구속과 재판으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의 세월을 지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위 ‘권언유착’ 사건의 몸통이라고 할 수 있는 지씨에 대한 수사가 지지부진하고 계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계류 중인 사건을 엄중 수사해 억울함을 풀어 주시고 ‘권언유착’ 사건의 진실을 명명백백히 밝혀달라”고 호소했다. 이 전 기자는 지난해 7월 구속된 뒤 올해 2월 초까지 202일간 구치소에 수감됐다.

['제보자X' 유튜브 화면 캡처]

['제보자X' 유튜브 화면 캡처]

앞서 시민단체인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법세련)은 지난해 5월 지씨를 업무방해 혐의로, 자유민주국민연합이 명예훼손·업무방해 혐의로 MBC 관계자들을 고발했지만 검찰은 이 전 기자를 지난해 8월 구속기소한 이후로도 1년간 이들 사건에 대한 수사에는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 전 기자는 이에 대해 검찰이 지씨 딸의 휴대전화 통화내역을 확보했으나 이 전 기자가 통화한 연락처는 지씨 딸 휴대전화가 아니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권언유착’ 의혹 고발 이후에도 지씨가 SNS에서 ‘검언유착’ 의혹을 취재한 MBC 기자나 피해자 이철 전 VIK 대표의 변호사 등과 술을 마시거나 친분 활동을 이어가는 사진을 올린 점 등을 들어 “수사기관을 조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권언유착’ 사건은 ‘제보자 X’로 불린 지씨 등이 이 전 기자에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정관계 인사들에 대한 금품로비 장부와 송금자료를 제공할 수 있다’며 속여 이 전 기자의 취재 업무를 방해했다는 의혹이다. 지난해 3월 말 MBC가 최초 보도한 ‘검·언 유착’ 의혹이 실제로는 지씨와 친여 인사들이 사전 기획한 ‘함정 보도’였다는 취지다.

지씨는 MBC 최초 보도 9일 전이자 이 전 기자와 3차 면담 당일인 지난해 3월 22일, 열린민주당 황희석 최고위원이 최강욱 대표와 함께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이제 둘이서 작전에 들어갑니다”라는 글을 게시하자 이를 자신의 페이스북에도 올리면서 “부숴봅시다! 윤석열 개검들!ㅋㅋㅋ”라고 적었다.

제보자X가 지난 5월 공유한 황희석 열린민주당 최고위원 페이스북[사진 페이스북]

제보자X가 지난 5월 공유한 황희석 열린민주당 최고위원 페이스북[사진 페이스북]

法 “제보자X가 ‘선처 돕겠다’→‘중한 처벌’ 왜곡”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홍창우 부장판사는 지난 16일 강요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전 기자 등에게 무죄를 선고하면서 “강요죄 구성 요건인 ‘구체적인 해악(나쁜 것)의 고지’라고 보기 어려운 이유로 제보자 X로 불린 지씨의 역할을 상세히 들었다.

지씨가 이철 전 대표의 ‘오랜 친구’ 라고 이동재 전 기자에게 자신을 소개하면서 마치 이 전 기자가 검찰 고위 관계자(한동훈 검사장)에게 이 전 대표에 대한 선처 약속을 받아주면 있지도 않는 정관계 인사에 대한 금품제공 장부 등을 제공할 것처럼 발언했다는 것이다.

또 이 전 기자와 만나기 전 첫 통화에서부터 “검찰하고 교감이 있어서 이렇게 하시는 건지, 그리고 왜냐하면 그래야 이철 전 대표도 뭔가 저게 있어야 되잖아요”라고 유도 질문을 했다고 짚었다.

재판부는 그러나 실제로 지씨와 이 전 대표는 사실 거의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고, 심지어 지씨와 이 전 기자 사이의 3차례 만남의 내용이 제대로 이 전 대표에게 전달되지도 않았다고 봤다.

이에 이 전 기자가 전달하려 한 핵심은 “유시민 이사장 등 정관계 인사에 대한 비리 정보를 주면 검찰 관계자를 통해 신라젠 수사에 대한 선처를 받을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인데, 실제 지씨를 통해 전달된 뜻은 “비리를 제공하지 않으면 검찰 관계자와 신라젠 수사에 대해 중한 처벌을 받도록 하겠다”로 왜곡됐다고 봤다.

이에 재판부는 이 전 기자가 지씨에게 녹취록을 보여주거나 음성 파일을 들려주는 것도 “지씨의 요구에 따라 피해자에 대한 선처를 약속하는 의미에서 한 언동이지 해악의 고지로서 한 언동이 아니므로, 강요죄에서 말하는 ‘구체적인 해악의 고지’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한편, 지씨는 판결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래도 지치지 말고 뚜벅뚜벅 갑시다”라며 “조국 장관과 그 가족도 버텨낸 ‘검언공작’ 아니냐”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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