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음료야, 마셔"…수갑채워진 男알바생 악몽의 8시간

중앙일보

입력 2021.07.19 13:16

업데이트 2021.07.19 13:43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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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에 좋은 비타민음료야, 마셔." 

직업소개소를 통해 관광가이드 아르바이트 구한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20대 남성은 이말에 깜빡 속아 음료수를 마신뒤 8시간 동안 악몽의 시간을 보냈다.

19일 법원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10단독 재판부는 아르바이트생에게 마약 성분이 든 수면유도제를 먹인 뒤 수갑을 채워 8시간 동안 감금하고 폭행한 혐의(특수상해 및 중감금) 등을 받는 A씨(56·구속)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1월 20일 오후 9시쯤 인천 서구의 한 아파트에서 우즈베키스탄인 B씨(23)를 감금하고 둔기로 머리를 때려 다치게 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B씨는 '관광객의 짐을 들어주고 안내해 주는 가이드를 구한다. 10일 동안 숙식을 제공하겠다'는 직업소개소의 구인 광고를 보고 A씨의 집에 찾아갔다. 이 자리에서 A씨는 '비타민'이라며 한 음료를 권했고, 이 음료를 마신 B씨는 의식을 잃고 만다. 이 음료엔 향정신성의약품(마약류)으로 의사의 처방을 받아야만 살 수 있는 수면유도제 '졸피뎀'이 들어있었다.

A씨는 정신을 잃은 B씨의 손목에 미리 준비한 철제 수갑을 채웠다. 그 뒤 28㎝ 길이의 절굿공이로 머리를 내리치고, 흉기로 B씨의 턱과 오른쪽 손바닥을 그어 다치게 하는 등 이유를 알 수 없는 행동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 자신도 B씨를 아파트에 감금하는 동안 졸피뎀을 투약했지만, 정확한 범행 동기는 밝혀지지 않았다.

B씨는 의식을 차린 뒤 8시간만에 아파트 밖으로 탈출해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의식을 잃었다가,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목숨을 건졌다. A씨는 지난 2018년 11월 준강제추행 혐의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아 범행당시 누범기간이었다.

법원은 "피고인의 범행으로 외국인인 피해자는 상당한 정신적 고통과 공포심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자와 합의를 하지 못했고 피해 보상도 하지 않은 점 등을 보면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범행을 모두 자백하고 있는 점, 피고인이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건강 이 좋지 않은 점 등을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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