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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 앞둔 한은의 밑밥?…"인플레 예상보다 커질 가능성"

중앙일보

입력

12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주류를 구매하고 있다. 뉴스1

12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주류를 구매하고 있다. 뉴스1

기준금리 인상의 깜빡이를 켠 한국은행이 분위기 다지기에 나섰다. 물가상승(인플레이션) 압력이 예상보다 높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은 것이다.

한은은 19일 발간한 ‘BOK 이슈노트’에서 “경제활동 정상화 과정에서 수요 측 요인에 의한 한국 경제의 물가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는 근거로 든 것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급격하게 늘어난 시중 유동성이다. 연 0.5%까지 기준금리를 낮춘 완화적 통화정책과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정책까지 가세하며 시중의 통화량은 급증했다. 지난 5월 현재 시중 통화량을 의미하는 광의통화(M2)는 1년 전보다 11% 늘어났다.

통화량이 늘어나면 물가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 보고서는 "과거와 달리 팬데믹 기간 중 급증한 통화량이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늘어난 유동성을 적절한 시점에 회수하지 못하면 경기 회복 과정에서 이연소비(pent-up) 확대와 맞물리며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덧붙였다.

자료: 한국은행

자료: 한국은행

급등하는 국제 원자재 가격도 물가 상승의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수입 물가가 오르면 국내 소비자 가격도 오를 수밖에 없다. 한은은 지난달 9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 원자재 가격이 10% 오르면 국내 소비자 물가가 1년 뒤에 최대 0.2%가 상승한다고 분석했다.

국제 원자재 가격은 들썩이고 있다. 10년 만에 원자재 '수퍼 사이클'에 들어섰다는 의견(JP모건 등)까지 나올 정도다. 실제로 골드만삭스 원자재지수(S&P GSCI)는 지난 5월 9일(526.28) 2014년 11월 이후 6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그 영향으로 지난달 국내 수입물가지수(원화 기준 잠정치)는광산품, 석탄과 석유제품 등을 중심으로 1년 전보다 14.0% 상승해 6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면서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한 한은이 움직일 수 있는 여지도 조금 넓어질 전망이다. 가계 빚 증가로 인해 커지는 금융불안정 뿐만 아니라 물가 오름세가 예상보다 가파를 경우 금리 인상에 나서야 할 이유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향후 경제 여건에 대한 불확실성과 원자재 가격 급등 우려가 기대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경우 실제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기대인플레이션을 관리하는 것이 점차 중요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경기회복세를 저해하지 않는 수준에서 유동성의 과도한 확대를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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