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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보다 고용에 방점찍은 파월 “금리인상·테이퍼링 아직 멀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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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제롬 파월

제롬 파월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물가보다 고용에 방점을 찍었다. “금리 인상과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조건이 충족되려면 아직 멀었다” 고 밝혔다. 물가상승 압력이 높지만, 긴축으로 방향을 바로 틀기에는 이르다고 밝힌 것이다. 비둘기(통화완화)파적 발언을 쏟아낸 파월의 목소리에 시장은 안도하는 모습이다.

인플레이션은 ‘일시적 현상’ 강조 #고용시장 회복세 “아직 부진” 언급 #Fed, 긴축정책 전환에 선그어

파월은 14일(현지시간)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 통화정책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질의응답은 인플레이션에 집중됐다. 전날 발표된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5.4% 급등했고, 14일 발표된 6월 생산자 물가지수(PPI)도 7.3% 증가하면서 미국 내 물가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파월 의장도 물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은 건 인정했다. 그는 “물가 상승세는 예상했던 것보다 조금 더 높은 수준에서 지속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 이후 나타난) 높은 수요와 낮은 공급의 ‘완벽한 폭풍’이 특정 상품과 서비스 가격의 급격한 상승을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몇 달 동안도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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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인플레이션이 ‘일시적’ 현상이란 생각은 바꾸지 않았다. 그는 “향후 공급 병목 현상이 해결되면서 인플레이션 지표는 부분적으로 역전한 뒤 연말에 물가 상승 압력이 완화할 것”이라고 봤다. 그래서 연준이 긴축정책으로 전환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봤다. “통화정책 전환 시기가 멀리 떨어져 있다”라고 했다.

긴축으로 갈 길은 아직 멀다고 거듭 강조했다. 파월은 “테이퍼링 논의를 이어가고 있지만, 테이퍼링 도입을 위한 물가·노동시장의 ‘실질적인 추가 진전’ 상황에 미국 경제가 도달하기까지는 아직 멀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테이퍼링에 돌입할 시기에 연준이 사전 안내(notice)하겠다고 약속했다.

금리 인상에 대해선 “향후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게 유지되거나 소비자와 기업의 물가 상승 심리가 고착화하면 당연히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며 “물가가 저절로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섣부르게 인상하는 것은 실수로 위험성(리스크)이 뒤집히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했다.

고용 시장 회복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진하다는 시각을 견지했다. 미국의 노동시장에 대해 “지속해서 개선되고 있지만,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통화정책의 2가지 목표인 물가와 고용 중 고용에 방점을 찍은 모양새다. 파월의 발언에 시장은 안도했다.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0.05%포인트 하락한 1.356%를 기록했다. 뉴욕증시는 엇갈렸다. 다우존스(0.13%), S&P500 지수(0.12%)는 소폭 상승했지만, 나스닥지수는 0.22% 하락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암호화폐 때리기에도 나섰다. 그는 “9월 중 연준 차원의 디지털 달러에 대한 보고서가 발표될 것”이라며 “디지털 결제를 점검한 내용이 담기는데 이것이 디지털 달러 발행 진전을 위한 핵심 단계”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 등 다른 나라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개발하더라도 전 세계 기축통화인 달러의 위상은 위협받지 않을 것”이라며 “디지털 달러가 나오면 암호화폐가 필요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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