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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의 복귀전, 지동원은 "아쉽다"는 말을 여섯 번 했다

중앙일보

입력

14일 열린 인천과 경기에서 10년 만의 k리그 복귀전을 치른 FC 서울 지동원. [연합뉴스]

14일 열린 인천과 경기에서 10년 만의 k리그 복귀전을 치른 FC 서울 지동원. [연합뉴스]

10년 만에 밟은 K리그 그라운드. FC 서울 지동원(30)은 경기 뒤 "아쉽다"는 말을 여섯 번이나 했다.

지동원은 14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 경기에서 하프타임에 그라운드를 밟았다. 잉글랜드와 독일에서 뛰다 돌아온 지옹원으로선 2011년 6월11일 인천전 이후 무려 10년 만의 복귀전. 무고사에게 선제골을 내준 서울로서도 지동원의 활약이 절실했다.

하지만 결과는 아쉬웠다. 스트라이커로 투입된 지동원은 골 기회를 노렸지만 좀처럼 찬스가 오지 않았다. 박정빈의 퇴장으로 수적 열세가 생기면서 지동원에게 볼이 잘 투입되지 않았다. 수비 지역까지 내려와 압박에도 가담하는 등 애를 썼지만 잘 풀리지 않았다.

후반 22분 가브리엘 바르보사가 투입된 이후엔 처진 스트라이커 자리로 이동했다. 공중볼 다툼에도 가담하고, 측면으로 이동하며 기회를 노렸지만 여의치 않았다. 경기 템포를 따라가는 것도 쉽진 않았다. 슈팅 1개가 기록의 전부였다.

지동원은 "저 뿐 아니라 팀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송구스럽다. 남은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얻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10년 전과 다른 점에 대해선 "모르는 선수가 많아졌다. 다만 크게 달라진 것 같진 않고, 어린 선수들이 많아진 게 차이"라고 했다. 그는 "솔직히 아직은 프리시즌을 뛰는 느낌이다. 빨리 좋아져서 팀이 정상 궤도에 오르고, 즐거운 축구를 할 수 있게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

지동원은 "투입 직후에는 (조)영욱과 투톱이었는데, 퇴장이 나오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가브리엘이 들어오면서 측면으로 이동해서 플레이했다.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어서 여유있게 잘 대처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고 했다. 그는 "조금 더 위쪽에서 움직이려고 했는데, (선수 숫자가 적어)생각했던 대로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마인츠(독일)에서 뛴 지동원은 리그 종료 후 긴 휴가를 보냈다. 몸 상태가 아직 완벽하지 않은 게 사실이다. 박진섭 서울 감독도 이 부분에 대해 인정했다. 지동원은 "6주 순 뒤 서울에 합류한 지 일주일이 됐다. 사실 많이 부족한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어 감독님께 뛰고 싶다고 했다. 미안한 마음도 있다. 다음 경기까지 시간이 있기 때문에 다음 경기 때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지동원의 합류 이후 서울 팬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환영 인사를 보냈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 19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K리그는 지난 12일부터 무관중 경기를 하고 있다. 지동원은 "(무관중으로 치러져)너무 아쉬웠다. 독일에서도 무관중 경기를 오래 했다. K리그는 관중이 있어서 좋았는데… 복귀 후 팬들이 아껴주셨는데, 지금은 방역이 중요하기 때문에 조금만 더 기다려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지동원은 2012년 런던 올림픽 동메달 멤버다. 그는 도쿄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지동원은 "선수들이 메달을 따기 위해서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자신감도 있는 것 같다. 다만 부상이 제일 중요하다. 부상으로 낙마하는 선수들을 가까이서 봤다. 경각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유럽에서 보낸 10년은 지동원에게 어떤 의미일까. 지동원은 "중요한 순간도 많았고, 힘들었던 적도 많았다. 느낀 게 정말 많다. 득점을 하지 못하는 선수라는 얘기도 들었고, 사실 그러기도 했다"고 돌이켰다. 이어 "하지만 인간으로서, 선수로서 많이 배운 시간이다. 앞으로 축구를 얼마나 더 할지 모르겠지만 충분히 좋은 선수가 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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