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기생충’은 없지만…칸서 존재감 확인한 한국영화

중앙일보

입력 2021.07.15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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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올해 칸영화제 공식경쟁 화제작인 ‘프렌치 디스패치’(왼쪽부터) 주연 배우 틸다 스윈튼, 티모시 샬라메, 웨스 앤더슨 감독이 12일(현지 시간) 갈라 상영에 참석했다. [AFP=연합뉴스]

올해 칸영화제 공식경쟁 화제작인 ‘프렌치 디스패치’(왼쪽부터) 주연 배우 틸다 스윈튼, 티모시 샬라메, 웨스 앤더슨 감독이 12일(현지 시간) 갈라 상영에 참석했다. [AFP=연합뉴스]

봉준호가 열고 이병헌이 닫는다. 깜짝 등장한 봉준호 감독의 개막 선언과 함께 지난 6일(이하 현지시간) 시작한 올해 제74회 칸국제영화제가 중반을 넘어섰다. 17일 폐막식 겸 시상식에는 이병헌이 시상자로 나올 예정이다. 송강호는 심사위원으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경쟁부문 초청작은 없어도 한국영화의 존재감은 예년 못지않다.

봉준호 ‘관객과의 대화’ 행사 매진
이병헌은 시상식 시상자로 참여
경쟁부문 초청작 불발은 아쉬워

칸 부집행위원장 크리스티앙 존은 “봉준호 감독이 개막 선언을 해준 데에 무척 감사하다”면서 “봉 감독의 칸 참석은 우리에게 큰 의미가 있다. 송강호의 심사위원 위촉, 한국영화 두 편 초청, 이병헌 참석 등이 상징하는 바가 크다”고 했다. 서승희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와 만난 자리에서다. 현지 출장 중인 그의 도움말을 곁들여 올해 영화제 분위기를 전한다.

봉준호 감독이 개막일 다음 날 참가한 관객과의 대화 행사 ‘랑데부’는 일찌감치 매진됐다. 그는 행사에서 “영화를 더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스트리밍도 영화를 보는 좋은 방법”이라면서도 “영화를 만드는 입장에서 (정지 버튼을 누를 수 없는) 극장은 소중할 수밖에 없다”며 ‘극장의 위력’을 강조했다.

“칸영화제 사무국 직원들이 입을 모아 ‘송강호 배우는 좋은 사람이고 매사에 여유가 있다. 심사에 신중하고 성실해서 영화제 직원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더군요.” 서 프로그래머가 전한 송강호에 대한 현지의 평가다.

올해 배우 송강호(맨 왼쪽)를 비롯한 심사위원들이 이날 레드카펫에 선 모습이다. [로이터=연합뉴스]

올해 배우 송강호(맨 왼쪽)를 비롯한 심사위원들이 이날 레드카펫에 선 모습이다. [로이터=연합뉴스]

송강호는 배우 매기 질렌할 등 다른 심사위원들과 공식경쟁작 상영 때마다 레드카펫을 밟고 있다. 2년 전 ‘기생충’으로 봉 감독과 황금종려상의 기쁨을 누린 그가 올해는 수상자를 선정하는 입장이 됐다.

올해 공식경쟁 초청작은 24편. 12일까지의 상영작 가운데 최고 화제작은 단연 웨스 앤더슨 감독의 ‘프렌치 디스패치’다. 틸다 스윈튼, 빌 머레이, 베니치오 델 토로 등 스타 출연진이 감독과 함께 버스를 타고 12일 레드카펫에 등장한 장면부터 화제였다. 영화는 20세기 프랑스 가상 도시를 배경으로 ‘프렌치 디스패치’라는 미국 신문사의 이야기를 그렸다. “웨스 앤더슨다운 위트를 지닌 작품”(더 플레이리스트) “자신의 스타일에 함몰된 것 같다”(카이만 쿠아데르노스 데 시네) 등 평가는 엇갈린다.

잡지 ‘르 필름프랑세즈’가 매일 집계하는 별점 평가 선두는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이 원작인 일본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 르 필름프랑세즈 총점은 33점. 3년 전 ‘아사코’로 칸 경쟁부문에 처음 진출한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 작품으로 “시적 깊이와 소설적 야망이 담긴 몰입감 있는 작품”(할리우드 리포터) “간결한 문장에 엄청나게 많은 것을 담았다”(버라이어티) 등 호평이 쏟아진다. 서 프로그래머는 “수상을 확신하는 영화”라 했다.

프랑스 거장 레오 카락스 감독이 배우 마리옹 코티아르와 호흡을 맞춘 뮤지컬 영화, ‘아네트’도 별점 경쟁에선 앞선다.

한국영화 두 편은 칸영화제 후반부 기대작이다. 홍상수 감독이 배우 이혜영과 호흡 맞춘 ‘당신 얼굴 앞에서’는 15일 상영된다. 수상과 무관한 신설 부문 칸 프리미어에 초청됐다.

서 프로그래머는 “홍 감독은 유럽 시네필에겐 거장 중 거장이라 현지 기대가 높다”고 전했다. 이 영화의 프랑스어 번역을 맡은 그는 “깊고 여운이 긴 작품”이라며 “홍 감독 영화를 번역할 때 가장 보람 있다”고 밝혔다.

16일엔 송강호·이병헌 등이 주연한 ‘비상선언’이 비경쟁부문으로 공식 상영된다. 서 프로그래머는 “‘비상선언’을 영화제 마지막에, 그것도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상영한다는 건 칸에서 거는 기대가 크다는 얘기”라며 “한국영화에 대한 관심이 최고조다. 송강호·이병헌·전도연 등 월드 스타가 대거 출연해 티켓 전쟁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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