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신호등 훔친 美외교관…러시아 "큰 비극 부를뻔" 발칵 [영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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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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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러시아미대사관에서 근무하던 미국 외교관이 철도 신호등을 훔친 사실이 적발돼 자국으로 돌아가게 됐다.

14일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마리아 자하로바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 대사관 직원이 최근 트베리주(Tver)지역의 선로 신호등을 훔쳐 열차 승객들의 생명을 위험에 빠트렸다"며 해당 외교관은 면책특권을 유지한 채 미국으로 귀국했다고 밝혔다.

공개된 영상에서 한 남성은 기차 선로 옆의 신호등을 흔들어 떼어낸다. 그 뒤 주위를 한 번 살피고 신호등을 땅에 내려놓았다가 집어들고 유유히 떠났다.

현지경찰이 신호등 분실에 대해 사전수사를 하며 이 외교관은 덜미를 잡혔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분석을 통해 신원미상의 남성이 신호등을 훔쳐 적색번호판(외교관 번호판)이 달린 차량 트렁크에 넣은 것을 확인했다.

또 조사결과 이 차량이 같은날 트레비지역에서 교통법규 위반으로 경찰에 적발됐던 사실도 밝혀졌다. 교통법규 위반 당시 운전자는 영상에 찍힌 남성과 같은 인상착의를 하고 있었다. 소식통에 따르면 해당 남성은 경찰조사에서 "철도 관련 물품에 관심이 많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해당 철로는 번잡한 곳으로 평소에도 위험성이 높은 지역"이라며 "신호등이 사라진 것을 일찍 발견하지 못했다면 큰 비극이 일어날 뻔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시민이 열차 승객들의 생명과 건강을 위험에 빠뜨렸다는 점은 결코 웃어넘길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주러미국대사관이나 미국정부는 이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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