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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D 가격 이미 정점 찍었다...삼성‧LG디스플레이 ‘셧다운’ 언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LCD 패널이 들어간 TV 〈LG디스플레이 홈페이지 캡처〉

LCD 패널이 들어간 TV 〈LG디스플레이 홈페이지 캡처〉

지난해 중반부터 급상승했던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이 이미 정점을 찍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LCD 가격 상승에 ‘셧다운(공장 가동 중단)’을 미뤘던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DSCC, "6말7초에 LCD 가격 정점"  

13일 시장조사업체인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턴츠(DSCC)에 따르면, TV용 LCD 패널 가격은 6월 또는 7월 초에 최고점을 찍고 하락세로 돌아섰다. LCD 패널 공급 과잉과 가격 상승을 이끌던 글로벌 TV 수요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

TV용 패널 크기별 가격 추이〈DSCC〉

TV용 패널 크기별 가격 추이〈DSCC〉

지난 1년간 LCD 가격은 급상승했다. 최저점이던 지난해 5월부터 올 6월까지 32인치 패널 가격은 175% 상승했다. 75인치 패널은 33% 올랐다. 32~75인치 평균 상승률은 107%였다. 이전 ‘수퍼 사이클’ 시기였던 2016~2017년 상승률(48%)의 두 배가 넘는다.

32인치 LCD 패널 연말까지 23% 하락 전망  

하지만 올 연말까지 32인치 패널은 고점 대비 23%, 75인치는 6% 하락할 것으로 DSCC는 전망했다. LCD 패널 가격과 연동하는 ‘TV 가격 지수(2014=100)’는 올 6월 87에서 연말에는 74로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밥 오브라이언 DSCC 분석가는 “코로나19에 따른 패널 수요 확대로 지난 1년간 LCD 가격은 역사적으로 상승한 한 해를 보냈다”면서 “패널 제조업체들은 2분기에도 좋은 소식(실적)이 예상되지만, 수익성은 이미 정점을 찍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TV 가격을 나타내는 TV 인덱스(파란색)와 전년 대비 LCD TV 패널 가격 추이 비교〈DSCC〉

TV 가격을 나타내는 TV 인덱스(파란색)와 전년 대비 LCD TV 패널 가격 추이 비교〈DSCC〉

국내 증권가 'LCD 호황 끝났다'  

LCD 호황이 끝자락이라는 데는 국내 증권가의 견해도 일치한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12일 낸 보고서에서 “LCD 가격은 올 8월부터 보합세로, 9월에는 하락세로 전환할 것”이라며 “하반기 TV 수요도 상반기 대비 부진하고, (LCD) 부품 수급이 해소되면서 공급 과잉으로 전환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1년 넘게 이어져 온 패널 가격 상승세는 연말로 갈수록 한풀 꺾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 부품 부족이 지속되면 판가 인상은 3분기까지 유지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IBK투자증권〉

〈IBK투자증권〉

LCD '셧다운' 미룬 삼성·LG디스플레이

관심은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의 ‘LCD 셧다운’ 시점으로 모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LCD를 생산하던 L8-1, L7-2 공장 가동을 중단했지만, L8-2 라인은 가동 중이다. 애초 올해 LCD 생산을 완전히 중단할 계획이었지만, LCD 시장이 호황을 보이면서 셧다운을 미뤘다. LG디스플레이 역시 P7‧P8 라인 가동 중단을 2022년 이후로 연기했고, 올 상반기에는 지난해 하반기보다 생산량을 늘렸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 호황에 LCD까지 보태지면서 두 회사의 실적도 좋았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올 2분기 매출 6조원,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길 것으로 추정된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2980억원), 전 분기(3640억원)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의 2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6조9274억원, 영업이익 5195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가량 늘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도 흑자전환이 유력하다.

삼성디스플레이(왼쪽)과 LG디스플레이 공장 전경

삼성디스플레이(왼쪽)과 LG디스플레이 공장 전경

고민 깊어지는 한국 디스플레이 투톱  

하지만 LCD 가격이 다시 하락세로 접어들면서 한국 디스플레이 투톱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익명을 원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언제든 LCD 라인 가동을 올스톱해도 이상할 게 없는 상황”이라며 “다만, LCD 패널이 아직 필요한 삼성전자와 LG전자 입장을 고려하면 안정적인 공급과 대중국 가격 협상력을 위해 당분간 공장을 돌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중국 공세에 철수를 선언해 놓고, 아직 먹을 게 있다며 LCD 시장에 남아 있으면 OLED로의 전환에 차질이 생길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국내 TV용 LCD 시장에서 철수한다는 원칙은 변함이 없다”며 “시장 상황을 보고 탄력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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