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터지는 5G, 첫 재판대 올랐다…판결 가를 세 가지 쟁점은

중앙일보

입력 2021.07.10 05:00

지난 4월 서울 중구 SKT타워 앞에서 시민단체 회원들이 5G 상용화 2년 불통 보상 및 서비스 개선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지난 4월 서울 중구 SKT타워 앞에서 시민단체 회원들이 5G 상용화 2년 불통 보상 및 서비스 개선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5세대(5G) 이동통신 품질’을 놓고 다투는 첫 재판이 열렸다. 법조계에 따르면 5G 품질을 둘러싼 소송은 국내외에서 한국이 처음이다. 2019년 4월 5G 서비스가 국내에서 최초로 상용화한 이후 느린 속도 등에 대한 불만이 제기돼온 터라 이번 재판 결과에 따라 비슷한 소송이 잇달아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8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첫 변론기일 열려
1000여 명 통신3사 상대로 10억 배상 요구

지난 8일 서울중앙지법(민사104단독 이회기 판사)은 강모씨 등 237명이 지난 4월 SK텔레콤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 반환청구 소송의 1차 변론기일을 열었다. 이날 쟁점은 크게 세 가지였다.

쟁점1. 구체적으로 어떤 피해 입었나
원고(소비자) 측 법률대리인 이하나 법무법인 세림 변호사는 “수도권에서조차 집이나 주요 생활공간에서 5G가 뜨지 않고 롱텀에볼루션(LTE·4G)으로 바뀌어 서비스 지연, 품질 저하 등이 발생했다”며 “서비스 품질이 SK텔레콤(이하 SKT)이 광고한 것과 상당한 차이가 있어 불완전한 이행에 따른 채무불이행 책임을 묻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원고 측은 5G 요금으로 낸 통신비 전액과 원고 한 명당 위자료 50만원을 청구했다. 다만 개별 피해 규모 등 구체적 수치에 관한 자료는 이날 제출하지 않았다. 피고(SKT) 측은 “원고가 청구하는 위자료에서 어떤 손해를 입었는지 설명이 없다”고 반박했다.

[사진 연합뉴스TV 제공]

[사진 연합뉴스TV 제공]

쟁점2. 품질에 대한 설명 의무 위반 여부
이 변호사는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에 따라 SKT는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지 못해 5G 서비스에 제한이 있을 수 있다는 상황을 구체적으로 소비자에게 설명해줘야 했는데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지방에서는 아예 5G 이용이 되지 않는 곳도 있었다. 그런 부분까지 명확하게 설명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SKT 측은 “약관상 5G 서비스 가용 지역 등에 관한 사항은 설명 의무 대상이 아니다”면서 “그럼에도 관련 정보를 항시 성실하게 제공하고 있으며 이 사건에서도 서비스가 불가한 지역이 존재한다는 점을 고지했다”고 맞섰다.

쟁점3. 원고가 소송에 진지한가
이날 SKT 측은 “원고 중 한 번도 SKT를 이용한 적 없는 분도 있고, 요청자 이름과 가입자 이름이 불일치해 원고 적격이 있는 것인지 의심되는 분들이 많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관해 이 변호사는 “5명의 전화번호가 제대로 확인되지 않는다는 주장인데 237명 중 극소수를 두고 전체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것은 부당하다”면서 “관련 자료를 제출하면 확인될 문제이며 오류가 있다면 수정하면 된다”고 반박했다.

통신사 상대 ‘5G 품질’ 소송.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통신사 상대 ‘5G 품질’ 소송.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SKT 관계자는 이번 소송과 관련해 “상세하게 얘기하기 어렵다”며 “재판에서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다음 재판은 다음 달 26일 열릴 예정이다. 법무법인 세림은 KT와 LG유플러스를 상대로 한 소송도 맡고 있다. 소송인은 각각 117명, 151명이다. 두 기업에 대한 변론기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통신 3사에 청구한 금액은 총 2억5300만원이다. 이 변호사는 소송인과 청구액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공동 소송 플랫폼 ‘화난사람들’ 역시 지난달 30일 5G 품질 문제로 피해를 봤다는 526명의 집단소송 소장을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 소송을 담당하는 법무법인 주원에 따르면 소송 청구액은 7억8000만원이다.

이번 재판을 바라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통신업계는 원고 측이 성실하게 재판에 임하지 않으면 법무법인만 이득을 취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하지만 기업을 상대로 한 집단소송 경험이 있는 한 변호사는 “기업으로서는 재판 결과에 따라 작은 돌이 바위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민감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선례를 만들지 않기 위해 조정으로 합의하는 사례도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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