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울 1호기 ‘조건부 허가’…文정부 2번째 신규 원전 가동

중앙일보

입력 2021.07.09 22:19

업데이트 2021.07.09 23:31

원자력안전위원회가 9일 경상북도 울진군 신한울 원전 1호기 운영을 최종 허가했다. [사진 경북도]

원자력안전위원회가 9일 경상북도 울진군 신한울 원전 1호기 운영을 최종 허가했다. [사진 경북도]

경북 울진에 있는 원자력발전소 신한울 1호기가 완공된 지 15개월 만에 최종 운영 허가를 받았다. 현 정부에서는 2019년 신고리 4호기에 이어 두 번째 신규 원전 허가다. 다만 정부는 몇 가지 '조건'을 걸었다. 허가 조건이 이행되지 않으면 관련 법령에 따라 허가 취소나 고발까지 가능한 길을 열어놨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9일 회의를 열고 8시간의 논의 끝에 신한울 원전 1호기에 대한 조건부 운영 허가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질의·답변과 함께 승인 조건을 논의하고 조건에 들어갈 문안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공방이 길어졌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원안위원 9명 가운데 1명은 반대 의견을 밝혔다고 알려졌다. 안건이 통과되면서 한국수력원자력은 오는 14일 연료 장전을 시작해 8개월간 시운전을 거친 후 가동에 들어간다.

원안위는 원전 안전성을 이유로 운영사인 한수원에 네 가지 조건을 부가했다. 일단 신한울 원전 1호기에 설치된 수소제거장치(PAR)를 원자력연구원이 추가로 실험해 2022년 3월까지 최종 보고서를 제출하고, 필요하면 후속 조치를 이행하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항공기 재해도 저감을 위해 비행 횟수 제한 등도 관련 기관과 협의한 후 필요한 후속 조처를 하도록 했다. 항공기 충돌로 방사능 누출이 발생할 수 있는 재해 빈도 평가방법론도 개발하라고 주문했다. 마지막으로 최종 안전성 분석보고서 개정본을 상업 운전일 이전까지 제출해 달라고 했다.

2010년 착공을 시작한 신한울 1호기는 한국형 원전(APR1400)으로 발전 용량은 1400MW급이다. 지난해 4월 사실상 시공이 끝났지만 지금까지 운영 허가를 기다리며 가동하지 못했다. 한수원이 제출한 최종 안전성 평가 보고서 중 77건도 현장 상황과 다르다는 이유로 통과되지 못했다. 이후 수정ㆍ보완을 위한 조사 후 이번에 안건이 재상정됐다. 실제 원안위는 심사를 시작한 지난해 11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등에서 총 13번의 보고를 받았다. 앞서 운영 허가를 받았던 신고리 4호기가 총 8차례, 신월성 2호기가 총 6차례 보고를 받았던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특히 일부 위원이 PAR의 결함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심의가 길어졌다. PAR는 원자로 격납 건물 내부의 수소를 흡수해 농도를 낮추는 장치다. 지진이나 해일 같은 대형 재난 발생 시 자동으로 원전 내 수소 농도를 옅게 만들어 폭발을 막아준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은 격납 용기 내 수소가 제거되지 않아 폭발했고 이후 한국도 중대사고 예방을 위해 국내 원전에 PAR를 설치했다. 위원 중 일부는 미사일 테러나 항공기 재해 등에 대한 대처가 미흡하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이날 부과된 조건에는 이 같은 지적이 반영됐다.

조건부 허가가 났지만 신한울 1호기가 올여름부터 당장 투입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연료 장전과 시운전 등을 거쳐 내년 3월에야 본격 가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24기의 원전 중 16기가 가동 중이고 나머지 8기는 정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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