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의 국민선거인단 참가자 수가 9일 50만 명을 돌파했다. 지난 5일 선거인단 모집을 시작한 뒤 닷새 만이다. 하루 평균 10만 명 꼴이다. 선거인단 모집이 순항하는 배경으로는 각 후보 캠프에서 1차 선거인단 모집(7월 5일~11일)에 사활을 걸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이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3단계(8월15일ㆍ29일, 9월5일)로 나눠 발표하는 이른바 ‘슈퍼위크’ 제도를 처음 도입하면서, 초반 기세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각 후보 캠프가 ‘지지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에 나섰다는 것이다.
본경선 레이스는 11일 하위 2인을 컷오프하고 6명의 참가자를 확정한 뒤 시작된다. 투표는 대의원·권리당원, 국민선거인단 두 축으로 1인1표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른바 슈퍼위크 방식은 국민선거인단에게 적용된다. 이달 5일~11일 모집하는 1차 선거인단의 투표(8월 11일~15일) 결과를 다음달 15일 먼저 공개한다. 2차 선거인단(7월 16일~ 8월 3일 모집)의 투표가 약 열흘 뒤인 8월 25일~29일 진행되는 만큼 1차 개표 결과에 따라 표심이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 3차 선거인단은 8월 16일~25일 모집해 9월 1일부터 5일까지 투표한다.
대의원·권리당원 투표결과는 지역별 본경선 당일 현장에서 발표한다. ▶대전·충남(8월 7일) ▶세종·충북(8월 8일) ▶대구·경북(8월 14일) ▶강원(8월 15일) ▶제주(8월 20일) ▶광주·전남(8월 21일) ▶전북(8월 22일) ▶부산·울산·경남(8월 28일) ▶인천(8월 29일) ▶경기(9월 4일) ▶서울(9월 5일) 순이다. 강원 대의원대회가 열리는 8월 15일에는 선거인단 1차 개표가, 8월 29일 인천에선 선거인단 2차 개표가, 9월 5일 서울에선 선거인단 3차 개표가 동시에 이뤄지게 된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당 선관위 제안을 조만간 당무위에서 의결할 방침이다.
여론조사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이재명 경기지사 쪽은 초반부터 과반을 달성해 ‘대세론’을 굳히겠다는 생각이다. 이에 따라 전방위로 선거인단 모집에 열중하고 있다. 정성호 의원 등 이 지사 측 주요 인사들은 “8월 15일, 1차 선거인단 투표결과가 공개되기 때문에 1차 모집이 매우 중요하다. 이재명이 압도적 승리로 당선돼야 한다”는 공보물을 지지자들에게 공유하고 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측은 “서울에서 제주까지 전국적으로 촘촘하게 움직이고 있다. 선거인단 지원 움직임을 보면 물밑 기류가 심상치 않다”며 조직력을 앞세워 선거인단 확보전에서의 선전을 자신하는 분위기다. 정세균 전 총리는 직능단체 등을 중심으로 선거인단 참여를 적극 독려 중이다.
다만 경선 흥행에 대한 당 지도부 차원의 걱정은 여전하다. 예비경선에서 드러난 여러가지 한계 때문이다. 후보간 토론에서 ‘바지 논쟁’ 등 부정적인 면이 부각된 데 더해, 지난 5일 대선 예비후보 TV토론회 시청률(합계 3.31%)이 국민의힘 대변인 선발 토론배틀 ‘나는 국대다’(5.74%)에 밀린 것도 뼈아픈 대목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선거인단 숫자가 200만 명 정도 되면 일반 국민들이 많이 참여했다고 할 수 있겠지만 아직은 민주당 경선에 관심이 높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경선을 예정대로 치를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있다. 경우에 따라선 일단 잦아들었던 경선 연기론이 다시 고개를 들 가능성도 없지 않다. 송영길 당 대표는 9일 최고위에서 “4차 팬데믹 상황에서 많은 국민들이 온라인을 통해 경선에 참여할 수 있도록 홍보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