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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에 새 거리두기 초강수? "4단계+α 적용까지 검토 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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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8일 오전 김포공항에 거리두기 안내판이 서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천275명으로 사태 발생 이후 최다를 기록했다.    정부는 확산세가 거센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새 거리두기 체계의 최고 수위인 4단계로 격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연합뉴스

8일 오전 김포공항에 거리두기 안내판이 서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천275명으로 사태 발생 이후 최다를 기록했다. 정부는 확산세가 거센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새 거리두기 체계의 최고 수위인 4단계로 격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오는 12일부터 서울·인천·경기 수도권에 새 거리두기 4단계를 적용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 단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최고대응이다. 오후 6시가 넘으면 3명부터 모일 수 없다. 하지만 정부는 4차 대유행 확산세를 잡으려 ‘4단계+α(알파)’까지 논의 중이라고 한다. 인구가 밀집한 수도권 상황이 그만큼 심각하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8일 오전 10시 국회 본회의 시정연설에서 “그간 힘들게 쌓아온 우리 방역이 절체절명의 고비를 맞고 있다. 특히 수도권 상황이 심각하다”며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각오로 (새) 거리두기 최고단계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서울 4단계 기준 충족할 듯

실제 8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환자는 역대 최고 발생기록을 갈아 치웠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신규 환자는 1275명이다. 3차 유행의 정점 1240명(지난해 12월 25일)을 뛰어넘었다. 4차 유행이 시작됐다. 최근 신규 환자는 수도권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서울(545명)·경기(388명)·인천(61명) 등 994명에 달한다. 이틀 연속 900명대 발생이다.

사정이 이렇자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새 거리두기 4단계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는 기존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 중이다. 4단계 적용 기준은 수도권에서 하루 신규 환자가 일주일 평균 1000명 이상씩 사흘 연속 발생할 때다. 지난 2일~8일간 평균은 691.7명이다. 하지만 시도별로 쪼개면, 서울은 기준치(389명 이상)에 거의 다다른 상황이다. 같은 기간 서울시 하루평균 환자는 387.4명으로 집계됐다. 9일 0시 집계를 반영할 경우 기준치 389명을 초과한 ‘첫날’이 될 가능성이 상당하다.

8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 버스환승센터에서 출근길 시민들이 버스에서 하차해 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8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 버스환승센터에서 출근길 시민들이 버스에서 하차해 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수도권은 단일 생활권 

반면, 경기(일평균 환자 273.2명)·인천(31명)은 각각 새 거리두기 3단계(265명 이상), 2단계(30명 이상)에 해당한다. 두 시·도의 4단계 기준은 경기 530명 이상, 인천 118명 이상이다. 이처럼 수도권, 그중에서도 서울의 유행이 거세나 수도권이 단일 생활권인 만큼 4단계를 도입하게 되면 공동으로 시행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일부 도서지역은 단계를 낮출 수 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8일 기자단 설명회에서 “수도권은 하나의 생활권으로 인구 이동성이 강하다. 감염이 전파되면 전체로 확산된다”며 “(서울만 따로 4단계를 적용할지는) 일단 모든 가능성 열어 두고 논의 중이다. 유행 차단하기 위한 효과적 방안이 무엇인지 지자체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수도권 방역강화 추가조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1.7.7/뉴스1

김부겸 국무총리가 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수도권 방역강화 추가조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1.7.7/뉴스1

아직 여유 있는 중환자 병상 

단계를 적용·조정할 땐 단순히 확진자 수만 보지 않는다. 의료대응 체계도 고려한다. 현재 코로나19 중증환자 전담 병상은 전국 795개 중 210개(26.4%·전날 기준)만 사용 중이라 여력 있다. 전국 중환자실이 70%가 이상 차야 4단계 격상 기준이 된다. 하지만 신규 확진자 규모가 1500명, 2000명 규모로 불어나면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항체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60대 이상 고위험군의 감염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단계를 높여 끊어 내려는 전략이다.

4단계는 사실상 퇴근 후 3인 이상 모임을 금지하는 초강수다. 시행되면 오후 6시 이전에는 4명까지 모일 수 있지만, 그 시간 이후에는 2명까지만 사적 모임을 할 수 있게 된다. 행사는 일체 금지된다. 결혼식·장례식도 친족만 49명까지 허용된다. 집회는 1인 시위만 가능하다. 종교행사는 모두 비대면으로 진행해야 한다.

영업 중단 중인 서울 시내 한 유흥시설 자료사진. 뉴스1

영업 중단 중인 서울 시내 한 유흥시설 자료사진. 뉴스1

최고 단계지만 일부 유흥시설 영업가능 

이와 달리 유흥주점·단란주점과 같은 일부 유흥시설의 경우 오히려 완화된다. 오후 10시까지 영업이 가능해진다. 현재는 집합금지 대상이라 문 닫고 있다. 감염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클럽(나이트 포함)·헌팅포차·감성주점만 집합금지 대상이다.

이에 4단계+α가 논의되고 있다. 중대본 안에서 일부 유흥시설의 영업제한이 풀릴 경우 자칫 방역 긴장감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와서다. 그러나 이 경우 다중이용시설 관련 협회·단체와 다듬은 새 거리두기 체계가 누더기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영업장 형태가 유사한 노래연습장과 형평성 논란도 거세질 수 있다.

기존 거리두기 2단계는 8일 0시부터 14일 자정까지 적용예정이었다. 상황이 심각한 만큼 그 전에 새 거리두기가 도입될 가능성이 커졌다. 12일부터 2주간 적용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발표시점은 아직 미정이다. 오는 10~11일 주말을 앞두고 ‘오후 6시 3인 금지’ 규제를 먼저 시행하는 방안도 논의 테이블에 올라왔다고 한다. 이 경우 9일 발표될 수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새 거리두기가 민생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개편되다 보니 일부 유흥시설 방역수칙이 (현 단계보다) 오히려 완화될 수 있는 문제가 있다”며 “유행상황을 지켜보면서 면밀히 검토해 미세조정할 부분이 있다면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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