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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고농축 우라늄 금속 제조” 통보…美 “벼랑끝 전술"

중앙일보

입력

이란의 원자력 발전 시설. [AFP=연합뉴스]

이란의 원자력 발전 시설. [AFP=연합뉴스]

이란이 농축도를 20%까지 올린 고농축 우라늄(HEU) 금속을 제조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통보했다고 로이터통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현재 진행 중인 협상을 망칠 수 있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로이터 통신이 확인한 비공개 IAEA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은 ‘우라늄-235’ 농축도 20%의 이산화 우라늄(UO2)을 중부 이스파한 소재 핵연료 제조공장의 연구개발실로 운송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곳에서 사불화우라늄(UF4) 변환을 거쳐 고농축 우라늄 금속으로 제조할 수 있다면서다.

통상 원자력 발전소에서 쓰이는 우라늄은 3~5% 정도로, 20%부터는 핵무기 제조에 쓸 수 있는 고농축 우라늄으로 본다. 다만 라파엘 마리아노 그로시 IAEA 담당 국장은 “(이란이 통보한 계획은)다양한 단계의 공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2015년 이란은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ㆍ이란 핵합의)를 통해 ‘P5+1(미·영·프·러·중+독일)’ 국가와 합의하면서 향후 15년 간 금속 우라늄을 제조하거나 획득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전 미 행정부가 핵 합의를 파기하면서 이란도 올초 “우라늄 농축을 2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 [AFP=연합뉴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 [AFP=연합뉴스]

신임 조 바이든 정부는 지난 4월부터 오스트리아 빈에서 이란을 비롯한 나머지 관련 국가들과 핵 합의 복원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언론들과 만나 “우리가 생산적이고 지속가능한 핵 문제의 해결책을 모색하고, 핵 합의 복원을 위해 진지한 의도와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마당에 이란의 이런 행동은 유감스러운 퇴행”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란의 도발적 행동들은 현재의 협상에서 어떤 지렛대도 될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며 “이 같은 벼랑끝 전술(brinksmanship)을 중단할 것을 이란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유럽 3개국도 이 같은 이란의 결정은 “이란 핵 합의의 심각한 위반”이라며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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