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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엑스맨 만든 ‘흥행 수퍼맨’ 별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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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리처드 도너

리처드 도너

수퍼 히어로 영화 ‘슈퍼맨’, 액션 시리즈 ‘리썰 웨폰’ 등 할리우드 흥행 제조기로 통한 감독 겸 제작자 리처드 도너(사진)가 별세했다. 91세. 뉴욕타임스·롤링스톤 등 미국 매체들에 따르면 도너가 설립한 영화 제작사는 5일(현지 시간) 고인의 사망을 공식 확인했다. 사망 장소와 원인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리처드 도너 감독 첫 히트작 ‘오멘’ #스필버그 “그는 늘 아이였고 진심”

도너는 1930년 뉴욕에서 러시아계 유대인 이민자 가족의 1남 1녀 중 둘째로 태어났다. 어릴 적 누나와 뉴욕 브루클린에 있던 할아버지의 영화관에 드나들며 영화의 꿈을 키웠다. 스무살 무렵 상업 광고 모델로 데뷔해 TV 시리즈 출연 기회를 따냈지만, 촬영장에서 자신의 의견이 묵살되자 감독이 되기로 결심했다.

처음엔 주로 광고를 찍었다. 60년 스티브 맥퀸 주연 TV 서부극 시리즈 ‘원티드: 데드 오어얼라이브’의 메가폰을 잡은 것을 계기로 ‘트와일라잇 존’ ‘더 맨’ 등 인기 시리즈 연출로 올라섰다.

출세작은 76년 악마 소년을 내세운 공포 영화 ‘오멘’이다. 그레고리 펙이 주연을 맡은 이 작품은 그해 북미 흥행 5위에 올랐다. 이를 계기로 도너는 78년 크리스토퍼 리브, 말론 브랜도 등이 주연한 블록버스터 ‘슈퍼맨’ 감독을 맡게 된다. 슈퍼 히어로 소재를 처음으로 진지하게 다룬 이 영화는 전 세계에서 3억 달러(약 3400억원)가 넘는 매출을 올렸다. 이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선 후보에 오른 편집·음향·음악상 부문 수상이 불발된 대신 시각효과 특별공로상을 받았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한 어린이 모험 영화 ‘구니스’, 멜 깁슨을 액션 스타로 만든 ‘리썰 웨폰’ 프랜차이즈도 큰 성공을 거뒀다. 멜 깁슨과는 서부극 코미디 ‘매버릭’, 줄리아 로버츠가 공동 주연한 스릴러 ‘컨스피러시’ 등도 함께하며 1970~90년대를 풍미했다. 제작자로선 올리브 스톤 감독의 전미 풋볼 영화 ‘애니 기븐선데이’, 마블 코믹스 창시자 스탠 리와 공동 기획에 이름을 올린 ‘엑스맨’ ‘엑스맨 탄생: 울버린’ 등이 대표작이다.

별세 소식이 알려지자 할리우드엔 추모가 잇따랐다. 스필버그 감독은 5일 고인에 대해 “영화의 강력한 지휘자였고 많은 장르에 재능이 있었다”이라며 “그는 늘 ‘아이’였고 항상 진심이었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새벽의 황당한 저주’ 감독이자 ‘앤트맨’ 각본가인 에드거 라이트는 트위터에 “도너 감독은 스크린에 마법을 펼쳐내는 법을 알았다”고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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