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시작된 '지각 장마'가 이어지면서 오는 7일까지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최대 300㎜ 넘는 폭우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장마를 일으키는 정체전선이 남부에서만 움직이면서 수도권엔 많은 비가 오지 않을 전망이다.
남해안 '물 폭탄', 수도권은 '찔끔'
월요일인 5일 오후 전국이 대체로 흐린 가운데 정체전선이 위치한 남해안과 제주도에는 비가 오는 곳이 있겠다. 특히 호우 특보가 발효된 남해안 일부 지역에는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 이상의 '물 폭탄'이 내릴 전망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정체전선은 점차 북상할 예정이다. 5일 오후에는 충청권 남부, 전북, 경북 남부로 올라갈 전망이다. 6일 새벽엔 중간 규모 저기압이 발달해 비구름이 커지면서 강원 남부와 수도권도 영향권에 들겠다. 하지만 같은 날 오후 저기압이 빠져나가며 정체전선이 다시 남쪽을 향한 뒤, 7일까지 남부 지방에 강한 비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5~6일 예상 강수량은 경북 북부를 제외한 남부 지방이 100~200㎜이다. 특히 남부 지방 일부 지역에는 300㎜ 이상의 많은 비가 오겠다. 충청권 남부와 경북 북부는 50~100㎜, 충청권 북부와 제주도 산지는 30~80㎜의 강수량을 기록하겠다. 정체전선과 거리가 있는 제주도(산지 제외)·강원 남부·울릉도·독도는 5~20㎜의 비가 내리겠다. 수도권은 이 기간 적은 비가 잠깐 내리거나, 아예 빗방울을 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특히 6일 저기압이 지나간 뒤 지역별 강수량의 편차가 커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중간 규모 저기압이 빠져나가면 남북 폭은 좁고 동서로 긴 형태의 정체전선이 형성된다. 이로 인해 한 지역에 집중 호우가 쏟아지는 경우가 많겠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거리가 40㎞에 불과한 전남 정읍과 광주광역시의 예상 강수량은 오는 7일까지 각각 50㎜, 350㎜로 7배 차이가 나는 식이다.
6~7일 새벽 '야행성 폭우' 주의보
기상청은 5~7일 밤에 쏟아지는 폭우에 대한 주의도 당부했다. 우진규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이번 장마의 또 다른 특징은 야행성 폭우다. 장마 시나리오상 6일 새벽과 7일 새벽에 비가 집중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비구름이 많이 발달하는 밤에 강한 수증기가 유입되는 경향이 있다. 6~7일에 북쪽으로부터 접근한 건조한 공기와 수증기가 만나면 강한 비구름 떼가 발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상 지역은 7일부터 강화되는 정체전선 영향에 따라 더 많은 비가 올 수도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강수량이 많다고 예보한 지역을 중심으로 200~300mm 이상의 비가 내릴 수도 있다. 야간 시간대와 특정 지역에 인명·재산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