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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빗장 푼지 4일 만에 다시 "마스크 써라"…"현장 혼란 가중"

중앙일보

입력 2021.07.04 19:19

업데이트 2021.07.04 19:22

코로나19 예방백신 접종자의 야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1일, 충남도청 앞 공원에서 백신 접종을 마친 충남소방본부 소속 직원들이 마스크를 벗고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예방백신 접종자의 야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1일, 충남도청 앞 공원에서 백신 접종을 마친 충남소방본부 소속 직원들이 마스크를 벗고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정부가 수도권 방역강화 대책을 꺼내 들었다. 수도권에서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실내ㆍ외에서 마스크를 써야 하고, 밤 10시 이후로 공원이나 강변 등에서의 음주가 금지된다. 지난 1일부터 시행 중이던 접종자 ‘노(no)마스크’ 혜택을 나흘 만에 철회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여러 차례 경고를 했음에도 정부가 방역 완화 카드를 밀어붙이다가 현장의 혼란만 키웠다며 비판했다.

수도권 실외 마스크 의무화…10시 이후 강변 음주 금지

지난 4월 26일 밤 22시 30분께 서울 중구 청계천에서 시민들이 모여앉아 마스크를 벗은 채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월 26일 밤 22시 30분께 서울 중구 청계천에서 시민들이 모여앉아 마스크를 벗은 채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4일 오후 김부겸 국무총리 주재로 17개 광역자치단체가 참여하는 회의를 연 뒤 수도권 방역 조치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수도권의 경우 코로나19 백신 예방 접종을 했더라도 실내ㆍ외에서 마스크를 의무로 써야 한다. 접종자 인센티브에서 수도권은 제외되는 것이다. 또 밤 10시 이후 공원과 강변 등에서 야외 음주가 금지된다. 중대본은 “모든 야외라기보다 다중이 모이는 실외에서 음주를 금지한다는 것”이라며 “음주 등 많은 비말이 발생할 가능성을 동반하는 행위를 금지해 불특정 다수의 타인에게 감염이 전파되는 것을 방지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장소는 지자체에서 금주구역 지정 또는 행정명령 조치를 통해 관리할 예정이다. 이같은 조치는 당장 이날부터 ‘상황이 호전될 때까지’ 무기한 권고된다. 다만 각 지자체에서 금주 구역을 지정하고 마스크 미착용에 대한 벌칙 조항을 조정하는 등 행정적 조치가 필요해 하루 이틀 정도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 정부는 수도권의 주요 고위험 다중이용시설 7곳에 대한 합동 방역점검단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확진자 발생이 많은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 등의 ▶학원ㆍ교습소 ▶실내체육시설 ▶종교시설 ▶노래연습장 ▶목욕장 ▶유흥시설 ▶식당ㆍ카페 등을 우선 점검한다. 이와 별도로 부처별 소관 고위험 다중이용시설도 점검한다. 병ㆍ의원 및 어린이집 1887개소(복지부), 외국인 밀집시설ㆍ법무시설 등 682개소(법무부), 백화점 등 대형유통시설 14개소(산업부), 항만ㆍ여객선 등 279개소(해수부) 등 약 4000여개소가 대상이다. 각 지자체도 관내 고위험 시설 등에 대한 방역 준수 현장 점검을 시행할 계획이다.

전문가 “경고음에도 방역 완화책 강행한 게 실책”

1일 오후 서울 광화문의 한 음식점에 백신 인센티브 관련 문구가 적힌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1일 오후 서울 광화문의 한 음식점에 백신 인센티브 관련 문구가 적힌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정부가 수도권에 대해 따로 방역 강화 카드를 꺼낸 건 최근 확산 세가 심상치 않아서다. 이날 0시 기준 국내에서 발생한 지역 확진자 662명 중 81.7%에 해당하는 541명이 수도권(서울 286명, 경기 227명, 인천 28명)에서 발생했다. 특히 수도권의 주 평균 일일 확진자는 546.1명으로 사흘째 500명대를 기록했다. 새로운 거리두기 개편안의 3단계 격상 기준(3일 연속 주 평균 500명 이상)에 부합하는 수치다.

전문가들은 “확산의 고리를 끊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면서도 정부가 잇단 경고에도 방역 완화책을 강행하려 했던 것이 실책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지난달 30일에도 거리두기 개편안을 강행하려다가 서울시의 반발로 수도권 개편안 적용을 일주일 연기한 바 있다. 개편 하루 전 일어난 일이라 다음 날 식당·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에선 혼선이 빚어졌다. 이번 실외 마스크 의무화 지침도 불과 4일 만에 입장이 바뀐 셈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1일부터 ‘코로나19 백신 1차 이상 접종자’의 경우 한적한 실외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벗어도 된다는 백신 인센티브 방안을 시행해왔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이미 지난 주말 위험 신호가 감지됐음에도 정부가 선제적으로 조치를 하지 않아 혼란이 가중됐다”며 “국민이나 자영업자 모두 이미 정부 발표에 맞게 일정을 다 짜놨는데 당장 오늘부터 적용이라고 해버리면 즉각 따를 수 있겠냐”고 비판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도 현장의 혼란이 강화됐다는 데 동의했다. 정 교수는 “이미 방역 완화가 시행된 상황에서 과거보다 더 강화된 대책이 일부 나왔다. 이런 경우 현장에서 혼란이 일어날 수 있다”며 “방역을 완화할 때는 최대한 천천히 가야 한다”고 말했다.

추가 조치 필요성엔 의견 갈려 

토요일 기준 올해 첫 700명대 확진자.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토요일 기준 올해 첫 700명대 확진자.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다만 방역 조치가 추가로 필요하냐는 질문에는 의견이 나뉘었다. 천 교수는 “이 정도 가지고는 안 된다. 7월 말 전까지는 코로나19 백신 신규 접종량도 적기 때문에 방역을 좀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백신 접종과 관계없이 수도권 내 5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를 엄격히 적용하고 비수도권의 경우 영업시간을 일부 제한해 풍선효과를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공원, 강변 등의 음주는 지금까지 방역 사각지대에 있었는데 이를 제한하게 돼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또 이번 강화책으로 인해 “확진자 감소까지는 어렵지만 적어도 늘지는 않을 것”이라며 “지금처럼 확진자를 늘리지 않는 선에서 버티는 정도만 해도 성공적”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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