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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에게 몰려간 野 의원 25명…"반기문 때 생각난다" 비판도

중앙일보

입력

야권 대선 주자들의 출마 선언이 잇따르면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분화하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유력 대선주자가 참석하는 행사에 현역 의원들이 대거 몰리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尹 행사에 달려간 野 의원 25명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선출마선언을 앞두고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선출마선언을 앞두고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지난달 29일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열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선 출마 선언식엔 5선 정진석, 4선 권성동 의원을 포함해 24명의 국민의힘 소속 현역 의원들이 행사장을 찾았다. 당직자를 폭행해 자진 탈당했다가 최근 국민의힘에 복당을 신청한 무소속 송언석 의원도 참석했다.

이날 참석 의원 중 상당수는 정 의원과 권 의원의 권유에 따라 행사 참여를 결정했다고 한다. 이날 행사장에 참석한 한 의원은 “정 의원으로부터 함께 참석하자는 제안을 받았다”며 “정진석, 권성동 두 사람이 역할을 분담한 것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이날 윤 전 총장 선언식 장소에선 정 의원의 보좌진들이 국민의힘 의원들의 동선 안내를 맡았다. 윤 전 총장을 향한 개별 의원 소개는 권 의원이 맡았다고 한다.

정 의원과 권 의원은 윤 전 총장과 1960년생 동갑내기로 평소 그와의 친분을 강조했던 대표적인 정치권 인사다. 정 의원의 지역구는 윤 전 총장 부친이 학창시절을 보낸 충남 공주다. 또 권 의원의 지역구인 강원 강릉은 윤 전 총장 모친인 최성자 여사의 고향이다. 권 의원은 학창시절 방학마다 외가를 찾은 윤 전 총장과 자주 어울렸다고 한다. 이런 인연 탓에 두 사람은 국민의힘 내 대표적인 ‘친윤석열계’ 인사로 꼽힌다.

윤 전 총장은 정치 참여 선언 다음 날엔 국회 소통관을 찾아 출입기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이때 윤 전 총장 옆엔 정점식ㆍ유상범 의원이 함께 있었다. 원외 인사인 윤 전 총장의 소통관 출입을 위한 국회 기자회견장 예약은 최형두 의원이 대신했다고 한다.

"'친윤석열' 계보 형성 초기 단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달 29일 서울 서초구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에서 대선 출마 기자회견에 앞서 권성동, 정진석, 김성원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들과 지지자들 앞에서 인사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달 29일 서울 서초구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에서 대선 출마 기자회견에 앞서 권성동, 정진석, 김성원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들과 지지자들 앞에서 인사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정치권에선 국민의힘 입당에 거리를 두고 있는 윤 전 총장의 행보에 현역 의원들이 대거 몰린 데 대해 “유력 대선주자에게 눈도장을 찍기 위한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 정치평론가인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통화에서 “야권의 ‘친윤석열’ 계보 형성의 초기 단계로 보인다”며 “아직까진 참여 의원들이 다른 대선 주자들의 지지율 등락 추이를 보면서 눈치 보기를 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비판도 많다. 국민의힘의 한 수도권 지역 의원은 “입당 여부조차 불투명한 사람에게 달려가서 줄 서기 하는 모습이 애처롭다”고 말했다. 영남 지역의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당 밖에 머물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게 매달리던 사람들이 떠오른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의 정치 참여 선언으로 야당 대선주자들의 발걸음이 빨라지면서 정치권에선 국민의힘 의원들의 분화가 이미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대선 출마 가능성이 높아진 데다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 등 당 안팎의 야권 대선주자들의 출마 선언이 잇따를 예정이라 대선 주자를 중심으로 한 ‘헤쳐모여’가 가속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앞서 지난달 30일 열린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대표의 출판기념회엔 이준석 대표와 정미경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와 함께 40명가량의 현역 의원이 참석했다. 황 전 대표가 당내 인사인 데다 지난해 총선에서 상당수의 공천권을 행사한 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29일 홍준표 의원이 주최한 ‘인뎁스 조사 국민보고대회’에도 20명가량의 현역 의원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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