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 공항의 0.2%인데”…충남민항 사업비 반영 놓고 '시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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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민항

서산시장 "충청도라 그런건가"

충남 서산공군비행장에 민간 항공(충남민항)을 유치하기 위한 사업비가 내년도 정부예산에 반영되지 않으면서 충청 지역 민심이 들끓고 있다.

1일 충남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최근 충남민항 기본 조사비 15억 원을 반영하지 않은 채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기획재정부로 정부예산안을 넘겼다. 국토교통부는 해당 사업 예산이 총 509억 원으로,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야 한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총 사업비 500억원 이상에 국고 지원이 300억원을 넘는 사업은 예비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하반기 충남민항 사업을 백령도공항 건설과 함께 예비타당성 대상 사업으로 신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예비 타당성 조사결과가 나오려면 약 6개월이 걸린다.

반면 충남도와 서산시는 충남도 예산을 투입해 진입도로를 개설하면 사업비가 461억 원으로 줄어든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이 안 된다는 게 충남도 등의 판단이다.

충남도 관계자는 “국토부 내년 예산안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해서 사업비 반영이 완전히 무산됐다고 보긴 어렵지만, 정부가 유독 충남민항 건설 사업에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충남민항 사업은 예상 건설비가 509억원으로 가덕도 공항 건설비의 0.2% 수준”이라는 말도 나온다. 충남도와 서산시는 기획재정부를 설득하고, 국회 상임위 예산 심의 과정에서 충남민항 사업비가 반영될 수 있도록 총력전을 펴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부산에서 열린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 전략 보고’에 참석, 어업지도선을 타고 가덕도 공항 예정지를 시찰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국토교통부 내년 예산안에 반영안돼

맹정호 서산시장은 “국토교통부 분석에 따르면 사업비가 최대 28조6000억원이나 되는 가덕도신공항은 특별법에 따라 예비타당성 조사도 거치지 않고 추진한다”며 “지난 2월 가덕도신공항 특별법 통과 이후 충청인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고 했다.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국회 통과에 국민 과반은 잘못된 일로 평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있다.

맹 시장은 “지역 균형발전 차원에서도 충남민항은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며 “충남 정치력이 부족해서 그런 건가. 그냥 충남이니까 그런 건가?”라며 정부와 정치권을 비판하기도 했다.

서산시는 최근 ‘충남민항유치추진위원회(위원회)’를 공식 발족했다. 위원회는 양승조 충남지사와 함기선 한서대학교 총장을 공동 상임위원장으로 맹정호 서산시장, 가세로 태안군수, 이 지역 광역·기초의회 의원과 국회의원, 시민단체 회원 등 400여명으로 구성됐다. 양승조 지사는 “전국 도 단위 광역단체에서 충남에만 공항이 없고, 중국과 교역 증가 등에 따라 항공 물류 수요가 폭등하고 있어 충남민항이 필요하다”고 했다.

충남민항은 서산공군비행장을 민간항공과 함께 사용하는 방식이다. 서산비행장 면적은 11.9㎢로 김포국제공항(7.3㎢)보다 크다. 길이 2743m, 폭 46m의 활주로 2개를 갖추고 있다. 중형인 A300·B767급(200석 규모) 항공기 이착륙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