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군에 끌려간 20살 예멘 모델···학대 모자라 처녀성 검사"

중앙일보

입력 2021.07.01 09:11

업데이트 2021.07.01 14:46

인티사르 알함마디. 사진 HRW 홈페이지

인티사르 알함마디. 사진 HRW 홈페이지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가 내전이 계속되는 예멘에서 20대 여성 모델 겸 배우가 반군에 잡혀 성추행과 학대를 당하고 있다고 30일(현지시간) 밝혔다.

HRW 홈페이지에 따르면 예멘인 모델 인티사르 알함마디(20)는 여행 중이던 지난 2월 수도 사나에서 반군 후티(자칭 안사룰라)에 체포됐다. 그와 함께 여행하던 다른 3명도 그녀와 함께 체포됐다.

알함마디의 변호인은 그가 불확실한 혐의로 체포돼 신체·언어적으로 학대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알함마디는 체포 후 교도관들이 검은 피부와 에티오피아 출신이라는 이유로 ‘매춘부’, ‘노예’ 등이라고 욕설을 퍼붓고 학대당했고, 재판 과정에서 변호인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또 여러 범죄와 관련한 자백과 처녀성 검사까지 강요받았다고 덧붙였다.

뉴욕에 본부를 둔 HRW는 후티 반군이 알함마디의 모델 활동 사진을 퇴폐적인 것으로 분류해 그를 성매매 여성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전했다.

예멘인 아버지와 에티오피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알함마디는 4년 전부터 모델로 활동했으며 TV 드라마에도 출연했다. 그는 시각장애인 아버지와 장애인 오빠를 포함한 4인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 왔다.

HRW 관계자는 “반군 후티는 가혹행위를 멈추고, 혐의와 증거를 확인하는 등의 사법 절차에서 정한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면서 “모호하고 불확실한 혐의에 대한 부당한 재판도 즉각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의 대리전으로 평가받는 예멘 내전은 2014년 말 촉발된 이후 6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2015년에는 사우디와 미국 등이 예멘 내 이란의 영향력 확대를 막겠다며 개입해 분쟁이 본격화했다.

이 사태로 현재까지 13만명 이상이 숨졌으며 400만명이 넘는 난민이 발생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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