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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당 38.5mm 넘게 비 오면, 차량 침수사고 위험 4배↑

중앙일보

입력

장마철 시간당 강수량이 38.5㎜를 넘으면 차량 침수사고 위험도가 4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1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사거리 인근 도로가 침수돼 차들이 거북이 운행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1월 1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사거리 인근 도로가 침수돼 차들이 거북이 운행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가 2012~20년 서울에서 발생한 차량 침수 사고 3520건 등을 분석해 29일 발표한 장마철 교통사고 특성 분석 결과에 담긴 내용이다.

차량 침수사고의 82.3%는 시간당 강수량이 35㎜ 이상일 때 발생했다. 특히 시간당 강수량이 38.5㎜ 이상일 때 침수사고 위험도(2.016대/시간)가 강수량이 그 이하일 때 위험도(0.484대/시간)보다 4.17배 높았다.

침수사고는 시간당 강수량이 35㎜ 이상 구간에서 증가하다 강수량이 60㎜ 이상인 구간에서는 오히려 줄었다. 강수량이 65.5㎜ 이상일 때 위험도(1.039대/시간)로 조사됐는데, 해당 강수량은 이동이 불가능한 수준인 점 등이 반영된 결과다.

서울 지역 차량 침수사고 강수량별 발생 빈도 분석결과. 강수량이 35㎜ 이상일 때 발생한 침수사고가 전체 침수사고의 82.3%를 차지했다. 시간당 강수량이 38.5㎜ 이상일 때 침수사고 위험도가 4배 높아졌다. 현대해상

서울 지역 차량 침수사고 강수량별 발생 빈도 분석결과. 강수량이 35㎜ 이상일 때 발생한 침수사고가 전체 침수사고의 82.3%를 차지했다. 시간당 강수량이 38.5㎜ 이상일 때 침수사고 위험도가 4배 높아졌다. 현대해상

서울에서 차량 침수사고는 지대가 낮은 서초구(31.7%), 강남(14.3%) 등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다. 뒤를 이어 양천구(8.2%), 강서구(6.7%), 금천구(6.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집중 호우에 따른 차량 침수사고가 많이 발생한 시간대는 퇴근 직후(오후 8~10시, 18.3%)와 출근 직전(오전 6~8시, 14.5%)이었다.

침수 지역을 운행할 경우 앞 차량의 뒷면을 살펴봐야 한다. 타이어 높이의 3분의 1 이상, 또는 배기구가 물에 잠겨있을 경우 차량 내부로 물이 들어가 엔진이 고장 날 수 있는 만큼 다른 길로 우회하는 게 좋다. 침수 지역을 통과할 경우 시속 20㎞ 이내로 천천히 운행하되 급제동을 해서는 안 된다.

현대해상은 “급제동을 할 경우 엔진에 치명적인 손상을 가해 폐차에 이를 수 있고, 침수 지역을 고속으로 통과하다 보면 제동거리가 30% 정도 길어져 사고 위험성도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서울 지역 차량 침수사고 분석결과. 서초구와 강남구 등 지대가 낮은 곳에서 46%가 발생했다. 현대해상

서울 지역 차량 침수사고 분석결과. 서초구와 강남구 등 지대가 낮은 곳에서 46%가 발생했다. 현대해상

현대해상은 최근 3년간 여름철에 발생한 교통사고 23만3000건을 대상으로 빗길 미끄럼 사고도 분석했다. 비 내리는 날의 교통사고 발생 빈도는 비가 내리지 않는 날에 비해 1.22배 높았다. 특히 비 내리는 날 야간(오후 8시~오전 5시)의 교통사고 위험도는 평소 야간 대비 1.5배 높았다.

빗길 미끄럼 사고는 비가 오지 않을 때보다 사고 발생 빈도가 1.75배 높았고, 고속도로에서는 발생 빈도가 2.46배까지 높아졌다. 빗길 미끄럼 사고의 치사율은 일반 교통사고 대비 3.34배, 중상자 발생률은 1.98배 높았다.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 김태호박사는 “빗길에서 과속 운전 시 타이어와 노면 사이에 수막현상이 발생해 미끄럼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빗길 운전 시에는 제한 속도보다 20% 이상 속도를 줄이고 제동 시에는 브레이크를 여러 번 나눠 밟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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