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준용 "포기하는 지원금 많다, 文 아들로 사는 건 재밌는 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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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38)씨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아무런 근거도 없이 대통령 가족을 정치에 악용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그는 26일 공개된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둘러싼 ‘한국문화예술위원회(문예위) 지원금 6900만원’ 논란과 관련해 “정치인의 공격이 오히려 작가로서의 내 실력을 부각하는 결과만 낳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특혜는 없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미디어아트 작가인 그는 최근 문예위 사업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다. 이 사업의 지원 대상자에게는 6900만원이 지급된다. 국민의힘 등 야권에서는 특혜 의혹을 제기하는 중이다.

문준용씨. [연합뉴스]

문준용씨. [연합뉴스]

이에 대해 그는 “예상했지만, 논란을 감수할 만큼 미디어아트 작가라면 당연히 신청해야 하는 지원금이었다. 선정 자체가 큰 실적이자 영예로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문 대통령과 대화를 나눈 적 없었냐는 물음엔 “대통령의 활동이나 정치집단의 유불리를 위해 어느 한 개인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것인데 그게 얼마나 끔찍한 말인지 다들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다. 부모 입장에서 그럴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인터뷰 중 ‘대통령 자녀로 사는 게 참 피곤한 일이겠다’란 말엔 “재밌다. 즐겁게 받아들이려 한다”고 반응했다. 그는 “내게 특혜를 줬다면 심사위원들은 뭐가 되겠느냐.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이 내 지원서류는 물론 점수와 등수, 면접 회의록까지 개인정보임에도 무책임하게 언론에 공개한 일은 부당한 일”이라고 따졌다.

‘특혜는 아니지만, 대통령 아들이면 가난한 다른 예술가들에게 지원금을 양보해도 되지 않느냐는 주장도 있다’는 물음에는 “예술지원금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분들을 돕는 지원금도 있지만, 문예위의 예술과 기술융합지원 사업 지원금은 그런 게 아니다. 실력 있는 사람이 더 좋은 작품을 만들도록 지원하는 성격이어서 어렵다고 뽑힐 수가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제가 포기하는 지원금이 많다. 예를 들면 액수가 적다든지, 중요도가 낮다든지 하는 지원금은 포기해왔다”며 “특히 형편이 어려운 분을 돕는 지원금은 아예 처음부터 배제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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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답답하다. 미술작가의 지원금 신청은 프로 대회가 없는 운동 종목 선수가 대회에 출전하는 것과 같다. 선정 자체가 중요한 실적이 되고, 운동선수들이 우승 트로피를 받는 것과 같다. 당연히 신청해야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대통령 아들이어서 입는 피해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좋은 점은 지금 정치인들의 나에 대한 공격은 완전히 실패해 정치적 효과는 없는 반면, 오히려 작가로서의 내 실력을 부각하는 결과만 낳고 있다는 점이다. 지원금 대상으로 선정됐고, 선정 이유가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실력 때문임이 알려지고 있다”며 “불편한 점은 이런 언론 인터뷰와 SNS를 하느라 작업시간을 빼앗긴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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