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표 왼쪽 수성이냐, 오른쪽 변신이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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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을 지키려니 부담스럽고, 오른쪽으로 옮겨 가자니 아쉽다. 계속되는 경쟁과 선수 영입설에 맞닿아있는 이영표(29·토트넘)의 최근 표정이다.
 
지난 시즌 토트넘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하며 프리미어리그 톱 레벨의 풀백으로 인정받았던 이영표는 롱런을 위한 기점인 두번째 시즌을 앞두고 있지만 최근 3개월 사이 사정이 많이 변했다. 프랑스 리그1 최고의 왼쪽 풀백 베누아 아수-에코토(22)의 등장으로 자신의 아성이 위협받는 데다 오른쪽 측면으로의 위치 변경설까지 나돌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오른쪽 풀백 전환을 시시하는 보도가 심심찮게 나오고 있어 눈길을 끈다.
 
'오른쪽 풀백 이영표'에 대한 구상은 지난 시즌 주전이었던 폴 스톨테리에 대한 실망감이 그 발단이다. 마틴 욜 감독은 기복 심한 스톨테리를 2006~2007시즌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시킨 상태다.
 
그 계획을 실현시키기 위한 제1안은 새 선수의 영입. 마이클 캐릭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보내며 받은 330억 원의 이적료를 이용해 선수 영입에 나설 예정이다. 영입 1순위는 지난 시즌 위건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프랑스 월드컵대표선수 파스칼 심봉다(27)다. 그러나 토트넘과 위건이 이적료의 차이를 좁히지 못해 영입에 난항을 겪고 있다.
 
심봉다를 잡지 못할 경우 다음 선택은 호주 국가대표인 블랙번의 오른쪽 풀백 루카스 닐(28)이다. 이마저 안 된다면 이영표를 오른쪽으로 돌린다는게 욜 감독의 복안이다.
 
이영표는 대표팀에서 심심찮게 오른쪽 측면에서 뛰었다. 조 본프레레 감독이 월드컵 지역예선 동안 이영표의 위치 전환을 본격적으로 시도했고 딕 아드보카트 감독 역시 평가전과 프랑스·스위스와의 월드컵 본선 2경기에서 이영표를 오른쪽에 세웠다. 김동진이 있는 왼쪽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인 오른쪽 측면에 이영표를 두면서 팀의 약점을 최소화 한 것이다.
 
이영표는 오른발잡이다 보니 오른쪽에서도 자신의 몫을 100% 소화할 수 있다. 오른발잡이가 오른쪽에서 뛰는 것은 자연스럽고 유리한 점이 많다. 지난 시즌 시간이 갈수록 영국 현지에서 이영표를 오른쪽에 기용해야 한다는 소리가 높았던 것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이영표의 경우 특이하게 왼쪽 측면에 익숙해진 오른발잡이다. 자신만의 노하우가 완성되어 가는 시점에서 왼쪽 측면을 버리긴 아깝다. <일간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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