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주(州)에서 아파트의 일부가 무너지는 사고로 대규모 실종자가 발생하면서 현지 소방당국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오전 1시 30분쯤 플로리다주 서프사이드에 위치한 12층짜리 아파트 ‘챔플레인 타워 사우스’가 무너져내린 직후 소방 당국은 본격적인 실종자 수색에 나섰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현재 37명이 구조됐지만 아직 주민 99명과는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사망자는 당초 발표된 1명에서 3명으로 늘었다.
미 CNN방송은 “현장에는 구조견‧음파탐지기‧수색 카메라 등이 총동원되고 있다”며 “이들은 잔햇더미 내의 작은 목소리, 두드리는 소리 등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잔해에 갇힌 생존자들이 목소리와 휴대전화 플래시로 구조 신호를 보내는 모습이 목격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붕괴한 아파트 근처에 사는 니콜라스 발보아는 작은 손가락이 콘크리트와 금속 파편 사이에서 꿈틀거리는 모습과 함께 “제발 도와달라”는 소년의 목소리를 확인했다. 이후 그는 휴대전화 불빛으로 구조대를 불러 소년을 구출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아직 대부분의 실종자는 잔해 밑에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이다. 두 친구와 딸을 건물에 남겨놓고 나왔던 니콜라스 페르난데스는 붕괴 이후 몇 시간 동안 전화기를 붙잡고 있다. 그는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누군가 전화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희망에 계속 전화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는 사고 현장을 둘러본 뒤 "구조대원들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고 있다"라면서 "대원들은 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니엘라 레빈 카바 마이애미데이드카운티 책임자는 “구조작업이 끝난 이후에 본격적인 사고 원인 조사가 진행될 예정”이라며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원인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시몬 우도윈스키 플로리다 국제학대 환경연구소 교수는 CNN과 인터뷰에서 “챔플레인 타워가 1990년대부터 침하 징후를 보였다”며 “건물 붕괴의 유일한 원인은 아닐 수 있지만, 이번 사고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수는 있다”고 말했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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