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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중국 백신'에 격리 풀었는데…중국은 격리 1년 연장할 듯

중앙일보

입력

지난 1월 방역 복장으로 무장한 한 중국인이 인천공항발 중국 톈진행 항공편 수속을 마치고 입국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신경진 기자

지난 1월 방역 복장으로 무장한 한 중국인이 인천공항발 중국 톈진행 항공편 수속을 마치고 입국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신경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델타 변이’가 확산하는 가운데 중국의 엄격한 입국 통제가 내년 가을까지 1년여 연장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 경우 7월 1일부터 한국은 중국산 백신 접종자에 대해 입국 시 격리를 면제하지만 한국 국민이 중국에 입국할 때에는 상당 기간 백신 접종 여부에 상관없이 3주 내외의 격리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여 형평성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WSJ “중국 내년 올림픽·당대회까지 입국 통제” #해외 중국인도 1년 반 넘게 입국 못해 ‘발동동’

23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베이징이 입국 제한 조치를 적어도 1년간 연장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WSJ에 중국이 현재 시행 중인 입국 제한 조치를 완화할 계획을 갖고 있지 않으며, 이는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과 하반기 열릴 중국공산당 20차 전국 대표자 대회라는 두 행사를 순조롭게 진행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또 중국이 만약 입국 제한을 완화한다면 우선 홍콩과 마카오가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지만 최근 인접한 중국 광둥성에 신규 감염이 늘고 있어 국경이 열릴 가능성은 적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은 백신 접종률이 높거나 중국산 백신을 승인한 나라를 중심으로 여행 제한이 해제될 가능성도 있지만, 이 또한 시기는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현재 세계보건기구(WHO)는 중국산 시노팜과시노백 백신의 긴급 사용을 승인했다. 하지만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유럽약품관리국(EMA)는 승인하지 않은 상태다.

중국 외교부도 이같은 보도 내용을 적극적으로 부인하지는 않았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정례 브리핑에서 “WSJ가 보도한 구체적인 내용을 알지 못한다”고 전제한 뒤 “코로나19 폭발 이래 중국은 여러 나라의 조치와 국제관례를 참고해 시종 전염병의 변화 발전에 따라 과학·동태적으로 중국의 입국 관리 조치를 조정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세계적으로 감염병 유행이 여전하고 바이러스 역시 끊임없이 변이하고 있어, 중국은 전염병의 발전 추세에 따라 과학적 분석을 기초로 방역 조치를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코로나 19 발발 이후 방역을 이유로 각종 입국 제한 조치를 취하면서 해외 중국인들의 귀국 문턱도 높아졌다. [RFA 캡처]

중국이 코로나 19 발발 이후 방역을 이유로 각종 입국 제한 조치를 취하면서 해외 중국인들의 귀국 문턱도 높아졌다. [RFA 캡처]

이같은 중국의 '철통 방역'에 귀국 길이 막혀 어려움을 겪는 자국민도 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4일 전했다. 특히 모더나·화이자 백신 접종자의 경우 핵산 검사 외에 N 단백질을 겨냥한 lgM 항체 음성 증명서도 요구하고 있다. RFA는 중국의 이같은 조치는 명백한 “중국산 백신 보호주의”일 뿐만 아니라 자오리젠 대변인이 언급한 과학에 기반을 둔 정책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美에선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 조사 강제 법안

지난 5월 26일 마르코 루비오 미 상원의원이 워싱턴 의사당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5월 26일 마르코 루비오 미 상원의원이 워싱턴 의사당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한편 '코로나19 기원' 조사를 놓고 미국과 중국의 신경전도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RFA에 따르면 마르코 루비오 미국 상원 정보위원회 부위원장은 21일(현지시간) 중국이 국제 사회와 협조해 바이러스 근원을 조사하도록 강제하는 내용의 ‘202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 Act of 2021)’ 법안 초안을 제출했다. 법안 초안에는 국제조사단이 우한(武漢) 바이러스 연구소 실험실, 우한시 질병예방통제 센터, 우한시 바이오 연구소, 우한 기타 실험실 등에 전면적인 포렌식 조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강제 조치와 제재 규정이 담겼다. 루비오 의원실은 “중국 당국이 협력하길 희망하는 것보다 협력을 강제하는 것이 낫다”며 “중국 국가 기구 연구 프로젝트에 자금 지원을 차단하고, 미국이 국제사회와 함께 행동에 들어간다면 우한 실험실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를 통해 바이러스 기원을 밝힐 수 있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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